아무도 모른다

2016.06.21 23:22  조회 수

가정을 깼다, 가족을 깼다. 이런 말 보면 웃음 나온다.
깨지지 않은 상태의 가정이란 뭐고 깨진 가정은 뭔가.
가족이라는 개념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늘 말하면서도,
정상성이라는 통념으로 타인을 평가하고 재단하는 답답한 말들.

내가 아는 한국의 가정 중 온전하게 이상적인 상태는 없다.
세상 사람들 눈에 완벽하게 보이는 이들도 대부분 남모르는 가정사가 있다. 다정해 보이는 섹스리스 부부, 우울증을 앓는 우등생 자녀, 형제 간에 주먹다툼으로 막장 중인 화목한 집안 등.. 그런 문제를 감추고 살아가면 안 깨진 것이고, 세상에 스캔들이 나면 깨진 것인가?

부부가 이혼을 하거나 가족 구성원 사이에 문제가 있다 해도 그들 나름의 해결책을 만들어 산다면, 그 가정은 ‘깨진’ 게 아니다. 부부 사이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그 관계를 잘 유지하면 된다. 이전과는 형태가 달라지는 것일 뿐 그들 나름의 정상성을 유지하고 살아갈 것이고, 삶은 계속 된다. 그러면 그뿐.

아무도 모른다.
가족 간의 일, 연인 사이의 일, 타인 사이의 관계에 관한 일은 정말 아무도 모른다. 찌라시의 기사를 믿고 판단할 일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입에 담을 말도 아니다. 실명으로 그런 기사를 내고, 그걸 읽고 퍼트리고, 비난하고 재단하는 자들이야말로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가해자다.

당사자 간에 해결하고 넘어가야 하는 일에 입을 보태어 가정을 깼네 어쨌네, 딸바보니 어쩌니.. 그 가족구성원 모두를 고통에 빠트리는 말들이 진짜 남의 가정 깨는 일이다. 아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