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저자 오세라비에 대한 진보매체의 비난성 '신상털이'.
저자가 진보진영에서, 당신들의 자장 안에서 무명이라고 한들, 민주노총이 비난하는 친문재인 단체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한들, 그녀의 페미니즘 비판을 비난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민중언론 [참세상]에서 발행하는 [워커스]는 최근 출간된 페미니즘 비판서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오세라비 저, 좁쌀한알 펴냄)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워커스는 기사를 쓴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
오세라비저
"(중략) 이 기세를 몰아 저자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페미니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한바탕 쏟아냈다.
이야기의 핵심은 간단하다.
현재의 페미니즘 운동은 남성혐오라는 주장이다.
그의 저서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에서도 강조하는 바다.
한국은 최고 수준의 성평등 국가이며, 여성들이 살기에 안전한데도 페미니스트들이 억지 주장을 하며 남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최근 남성에 대한 여성 폭력이 늘어나는데도, 여성단체들이 이를 묵과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과연 이런 주장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고심 끝에,《워커스》는 무수한 왜곡된 그의 주장 중 몇 가지를 추려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지금의 정세에서는 무관심이 ‘답’이 아닌 ‘독’이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오세라비라는 저자가 페미니즘에 대해 무수한 왜곡을 하고 있어 문제가 많으나, 그간은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다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하는 등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비판기사를 싣는다는 내용이다.
취지는 그럴 수 있다.
누군가 왜곡된 주장을 펴고 있고, 그것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매체는 그 내용을 반박하는 기사를 쓸 수 있다.
문제는 비판의 태도와 내용이다.
[워커스]의 기사는 무례하고 오만한 '신상털이'로 비판을 시작한다. 내용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지향할 일이다.
그러나 [워커스]는 왜곡된 주장을 반박하겠다면서 저자인 오세라비에 대해 "누구세요?"라는 공격으로 글을 시작한다.
워커스의 해당기사 첫 단락.
"누구세요"
비판에도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가 있다.
나는 이런 태도의 기사가 인권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진보 진영에서 문제의식 없이 게시되고, 비판받지 않는 풍토야말로 문제라고 생각한다.
"누구세요?"
어떤 의미일까.
어디서 나타난 '듣보잡'이라는 물음인가? 정체모를 사람이 페미니즘을 비판하니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먼저 우리가 심사하겠다는 의미인가? 메시지보다 메신저를 흠집내려는 시도인가.
누구든 자신의 견해를 가지고 사회문제에 대해 발언할 수 있고, 그 내용의 옳고 그름은 독자들이 선택하고 판단할 일이다. 그간 쏟아져 나온 페미니즘 옹호 서적들에 대해 페미니즘을 말할 자격을 두고 저자를 감별한 일은 없다.
오세라비라는 저자가 진보진영에서, 당신들의 자장 안에서 무명이라고 한들, 민주노총이 비난하는 친문재인 지지단체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한들, 그녀가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일을 문제삼을 수는 없다.
더구나 "그가 주로 기고하는 곳은 정의당 내 참여계 세력인 ‘진보너머’의 일부 인사들이 필진으로 있는 매체다.
‘진보너머’는 ‘반 페미’의 기조로 그동안 당내 여성주의자들과 빈번한 갈등을 빚어왔다."는 대목은 졸렬하고 반진보적이기까지 하다.
[워커스]야 말로 '진보너머'라는 조직을 자의적으로 반페미로 규정해버린다.
내가 아는 진보너머는 반페미를 지향한 바가 없으며, 진보정당 내의 의견그룹 중 하나다. 설사 어떤 집단이 반페미를 지향한다 해도 페미니즘은 성역이 아니며 사상과 양심의 자유에 해당하는 영역이므로 이념적으로 논쟁할 일이다.
더구나 오세라비는 '진보너머'의 구성원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그 소속의 일부 인사들이 필진으로 있는 매체에 함께 글을 싣는다는 이유로 자의적으로 엮어 비난의 근거로 삼고 있다. 이런 식의 비난용 '신상털이'에 어떤 '진보적' 가치가 있는가.
[워커스]는 오세라비의 저서에 대해 "'연대'와 '휴머니즘'의 잘못된 예"라고 주장한다.
워커스의 이런 기사야말로 '비판'과 '공론화'의 잘못된 예이다.
오히려 공론장의 기능을 왜곡시키고 진보적 가치를 훼손한다.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야말로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더불어, 인간에 대한 예의는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일수록 더욱 예민하고 엄격하게 견지해야 할 태도이다.
누구세요?
“잘 모르겠는데요.” 진보진영의 몇몇 노조활동가, 진보정당 당원, 페미니스트에게 저자에 관해 물었지만 만족할 만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
저서에 소개된 ‘지은이 오세라비(본명 이영희)’의 약력을 보면, 칼럼니스트, 사회운동가, 여성운동을 거쳐 복지국가 제대로 알기 학습모임을 주도했고, 사회연대정신 실천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매체에 페미니즘 비평을 기고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의 직책은 사회연대노동포럼 공동대표다.
그간의 인터뷰 및 과거 자료에 따르면,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2004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것을 계기로 정치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친노 정치세력과 활동을 이어갔다.
2009년에는 국민참여당 인천시당 창당준비위원장을 역임했고, 이후 인천시당 여성위원장을 맡았다.
2011년 국참당까지 포괄하는 진보대통합이 추진된 뒤에는, 통합진보당으로 적을 옮겼다.
통합진보당 해산 후에는 정의당에 입당 후 탈당했다.
그가 주로 기고하는 곳은 정의당 내 참여계 세력인 ‘진보너머’의 일부 인사들이 필진으로 있는 매체다.
‘진보너머’는 ‘반 페미’의 기조로 그동안 당내 여성주의자들과 빈번한 갈등을 빚어왔다.
현재 그가 공동대표로 있는 ‘사회연대노동포럼’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후보 지지를 위해 결집된 조직이다.
특히 민주노총 전·현직 인사들이 민주당 정권을 지지하며 건너간 것이어서 노동계 내부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당시 민주노총은 ‘민주노조를 버리고 양지를 찾고 싶으면 부끄러운 마음 안고 가라’는 성명을 내고 이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묻지마 정권교체의 기수가 되어 보수야당의 선거캠프에 합류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 행보가 자못 의뭉스럽다”며 “민중진보진영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와 대선대응방침을 흔들려는 의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간 저자의 행보로 봤을 때, 진보진영에서 ‘누구세요?’라고 묻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참세상/워커스 2018.
9.
7일자 기사의 해당부분) 기사 전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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