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 진영이 활용하는 '외신'이라는 권위의 정체

한국 페미니스트의 사대주의

이선옥 승인 2023.01.25 15:57 | 최종 수정 2023.12.18 00:52 의견 0

최근 한국의 페미니스트 진영은 외신을 지렛대 삼아 한국의 성차별을 고발하고, 한국의 페미니즘을 홍보하는 데 외신의 권위를 이용하는 사대주의 행보를 한다.

CNN, BBC, 뉴욕타임즈 등의 이름을 내세워 "CNN이 보도한 K-콘텐츠 열풍의 이면: 현빈·공유에 대한 환상으로 한국 찾은 외국인 여성들이 마주한 '한국 남성의 실체'" 이런 식의 제목을 달고 마치 CNN이라는 권위있는 외신이 한국남성이 얼마나 한심한지에 주목했다는 식으로 국제적 망신을 유도한다.

허프포스트의 외신인용보도

이 기사의 원문에 등장하는 내용은 한국남성의 실체를 비하하는 게 아니며 넷플릭스를 통해 K콘텐츠에 빠져 한국에 여행까지 오게 된 서양권 여성들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특정한 상태의 여성들을 타깃으로한 인터뷰이니 드라마와 현실의 괴리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한국남성의 실체'라는 뉘앙스에서 느껴지듯, 마치 한국남자가 대단한 괴물이라도 된양 표현할 상황의 글이 아니다.

무엇보다 해당 글은 한국남성의 실체를 타깃으로 한 글이 아니다. 허프포스트 외에도 언론계에 젊은 페미니스트 여성들이 진출하면서 외신의 현지 통신원같은 포지션으로 마치 본국 현지 매체의 기자처럼 글을 쓰고 이를 외신처럼 보도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들은 한국에서, 한국의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글을 쓰면서 정통성 있는 외신보도로 둔갑하려 한다.

한국의 페미니스트 진영은 이를 활용하고, SNS에 포진한 페미니스트 군단은 외신의 권위를 빌어 이를 또 확대 재생산한다. 안산 선수 사태가 났을 때 여초와 트위터에서 외신으로 보도되도록 하자며 한국 주재 외신 통신원들과 페미니스트에 우호적인 기사를 썼던 외신기자들의 메일링리스트를 공유하며 이들에게 제보하자는 움직임이 바로 일어났다.

이들은 실제로 집단적인 제보를 한다. 정치권과 언론은 이러한 집단행동으로 벌어진 외신의 보도를 '국제망신'으로 인용한다. 한국의 페미 진영은 여론전에서만큼은 매우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안산사태 때 외신제보 공유하는 트위터 페미니스트들 미디어오늘이 안산선수 사태 때 BBC보도를 인용한 기사.

국가적 망신이라고 한다. 외신을 인용해 국제 망신거리라 비난하는 국민일보의 사설

외신으로 등장하는 기사들을 보면 바이라인에 한국인이나 한국계 통신원 혹은 기자의 이름이 등장한다.

설사 실제 현지의 외신이 직접 이를 보도했다고 해도 그들은 한국사회의 남녀갈등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오직 페미니스트와 여초집단의 제보로 이루어진 기사는 편향된 사실만 반영된다는 치명적인 하자가 존재한다는 점도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

그러나 외국의 유수 언론이 이를 부정적으로 보도했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국제망신', '나라망신'을 즉각 들먹이는 매체나 정치권을 보면 페미 진영이 왜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했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사례를 보면서 우리 또한 해외 주재 통신원의 시각을 즉각 진실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부가적으로 참고할 수 있다. 요즘 한국의 진보라는 매체들의 행위와, 이를 검증없이 보도하는 뉴욕타임즈니 CNN이니 BBC와 같은, 그들이 사대하는 1세계 매체들을 보면 페미기사의 수준에서는 그들도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폭스뉴스 터커 칼슨이 페미니스트와 대담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선전국 페미니스트의 반문명적인 사고의 수준이 그대로 드러난다. 현지에서 폭스뉴스를 우스꽝스럽게 취급해도 진실이 무엇인지는 폭스뉴스를 어떻게 평가하는 것과 별개로 판단할 수 있다.

"전 세계가 한남을 싫어하도록 만들고 싶다"는 정념으로 외신에 제보하는 페미니스트들, 이들을 오로지 정의라 추앙해주는 진보매체들, 그런 허술한 보도를 검증없이 보도하는 외신, 오직 '외신'이라는 이유로 찬양하는 K-페미니즘 진영의 사대주의적 사고와 행위, 외신의 권위에 기대 즉각 나라망신을 들먹이는 정치권.

이 여론전의 사이클 어디에 진실이 있고, 정의가 있고, 윤리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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