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윗'한 남성들의 결말: 당하기 전에는 그게 뭔 줄 모르고, 당한 후에는 발언권이 사라진다

이선옥 승인 2022.08.13 23:59 | 최종 수정 2024.01.21 01:44 의견 0

안희정 전 지사가 3년 6개월의 복역을 마치고 출소했다. 예상대로 그의 출소사실을 보도하는 것도 2차 가해라며 2차 가해 공세도 함께 시작됐다.

성폭행 실형 살고 나온 안희정 출소, 2차가해 방관한 보도

그간 안희정 전 지사의 판결에 대한 반대 견해 표명, 부모 상 조문, 면회, 출소날 마중 등 그와의 인연으로 이런저런 접촉을 했거나 하려는 모든 시도는 페미니스트 법정에서 2차 가해가 됐다.

대부분 정치인들은 페미 진영의 비인간적인 공세에 무조건 굴복해 가해자로 지목된 자와 빠르게 인연을 끊고 고립시키는 길을 택했다. 그들의 현재는 어떨까?

얼마 전 그의 정치적 동지였던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측근이었던 여성에게 성추행 폭로와 고소를 당했다. 박완주 의원은 안희정 전 지사가 미투폭로를 당하자마자 당시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으로서 즉각 사과문을 발표하고 제명처리한 바 있다. 안희정계라 불리던 그는 정치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빠른 손절을 택했다.

양승조 민주당 전 충남도지사 후보는 안희정 전 지사가 수감된지 3년이 넘은 시점에서 인간적인 관계로 면회를 가겠다고 했다가 페미 단체가 2차가해라며 지방선거 공천배제를 요구하고 항의하자 사과했다. 그 뒤 면회도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양승조 전 후보 또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양 전 후보에 대한 고소는 2022년 8월8일 경찰이 혐의사실을 찾지 못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박완주 의원은 민주당에서 즉각 제명까지 당했다. 이들이 정치적인 동지였고, 인간적으로도 가까웠던 안 전지사와 손절을 택한 것은 페미 단체들이 주도하는 해결방식에 동의하고 굴복했기 때문이다. 페미 단체들의 공세에 자신은 다른 남자임을 입증하려 '스윗'한 길을 택한 것이다. 민주당 전체가 사실상 그 길을 걷고 있다.

출처: 경향신문

박완주 의원은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제명당한 후 당의 결정은 이해하지만 아닌 건 아니므로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과거 안희정 사건에서 보였던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한 번 돌아보았을까?

양승조 전 후보는 선거 시기의 공작이라며 상대 여성을 무고 고소 하겠다고 했다. 성범죄에 대한 무조건적인 폭로와 고소가 남성에게 어떤 피해를 입히는지, 여성의 무고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말라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이 얼마나 위헌적이고 차별적인 발상인지 조금이라도 이해했을까?

박완주 의원의 입장문.

과거 안희정 지사에 대한 자신의 처신에 대해 그는 생각해보았을까? 박완주, 양승조 두 정치인의 사례처럼 남성들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다는 게 남성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잘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여성단체의 공세에 먼저 사과를 하고 본다. 사과하면 넘어갈 수 있으리라 안일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한 후에야 비로소 어떤 타격을 입히는 일인지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페미니즘에 동의하고, 여성단체의 해결방식을 적극 따르고 지지를 표명한 '스윗'한 남자들의 결말은 대부분 비슷하다. 당하기 전에는 그게 어떤 건지 모르고, 당한 후에는 발언권이 사라진다.

모든 것이 2차 가해

페미니즘의 법정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당사자만이 가해자가 아니다. 수감된 옛 동지를 면회하는 것도 2차 가해이고, 동지이자 지인이 가족상을 당해 조문을 가는 것도 2차 가해다. 이들은 2차 가해라 비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선거에 공천하지 말라고까지 요구한다.

양승조 전 후보는 4년 전 일을 선거 시기에 고소한 것은 선거공작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후보가 사과한 성폭력상담소에서는 피해자가 어떤 시기를 택해 고소하든 문제삼지 않는다.

정의당의 부대표 배복주씨의 말을 보자. 그녀는 성폭력상담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여성단체 출신 페미니스트다.

"물론 언제든지 입장이나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000 전 대표가 어떤 시기에 다시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언제든지 조력하고 함께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당시에 그랬다 하더라도 지금 성추행으로 절차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당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사자가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는 게 중요하지요. 상대방의 의도가 있었다는 건 당사자가 제일 잘 알아요."(배복주)

배복주씨는 피해 시기는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당사자가 상대방의 의도를 제일 잘 알기 때문에 성추행으로 느꼈다면 성추행이라고 주장한다. 배복주씨의 발언이 페미니즘 진영의 법률을 그대로 보여준다.

박완주 의원, 양승조 후보 모두 페미니즘 법정에서는 이미 유죄다. 그러나 정의당은 자신들이 만든 페미니즘 법정에서 우왕좌왕하고, 그 결과 이제 정의당의 주장은 힘을 잃었다.

이처럼 페미니즘의 법정은 가혹하고 비인간적이다. 이들은 인간관계, 직업활동, 명예 등 한 사람의 삶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들을 철저하게 파괴해 갱생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어야 만족한다.

형사처벌, 인간관계의 단절, 정치 생명 끊기, 사회적 고립과 낙인이 페미니즘의 처벌 방식이다. 조금이라도 만족하지 않으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여 언제든 그러한 상태가 되도록 압박한다. 이광재 전 의원이 안 전 지사를 면회하겠다고 하자 당장 비난하는 식이다. 이광재 의원은 압박에 굴해 면회를 취소했다.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조차 페미 진영의 공세에 너무나 쉽게 굴복한다. 옛동지를 면회하는 일이 누구의 권리를 침해하며, 어떠한 문제가 되는가? 박완주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 결과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성폭력과 2차가해의 개념을 최대한 넓게 만들어 가해자를 양산하고, 어떠한 인간적 고려의 공간도 용납하지 않는 페미니스트 세력에게 굴복한 정당, 공천이라는 개인적 이익을 위해 무도한 공세에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머리 조아리는 '스윗'한 민주당의 정치인들이 맞이할 미래는 알 수 있다. 페미니즘과 결별하지 않는 한 어떤 조직이든 이러한 사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얻어야 할 교훈은 민주당의 패착을 공세의 도구로만 여기기보다 페미니즘에 대한 타산지석의 사례로 삼는 것이다.

문제는 성인지감수성 부족이 아니라 페미니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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