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강간법을 바꾼 지안 고메시(Jian Ghomeshi) 사건

이선옥 승인 2019.02.15 21:55 의견 0

2019년 2월 12일  [우먼스플레인] #22화 "성인지 감수성에 발목잡힌 안희정 2심판결" 편에서 캐나다의 방송인 지안 고메시(Jian Ghomeshi) 사건을 다뤘습니다.

라디오쇼의 인기 진행자였던 고메시가 4명의 여성에게 5건의 성범죄 혐의로 피소를 당한 유명한 사건입니다. 

그러나 여성들이 고메시에게 보낸 적극적인 성적행동들이 담긴 이메일이 증거로 제출되면서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판결 후 캐나다의 의회는 강간법 조항을 개정해 성범죄의 증거법칙을 바꾸게 됩니다.

기존의 법안에서 사건과 무관한 성적 이력에 관한 증거의 제출을 금한 것에 더해, 성범죄 재판에서는 피고인이 고소인의 성적 행동과 관련된 증거를 제출하려면 검사에게 공개하면서 판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합니다. 

지안 고메시 사건은 '성인지감수성 '으로 논란 중인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세계적으로 성법죄 사건에 대한 급진적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한국은 어떤 수준인지 고메시 사건을 통해 진단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이선옥닷컴에 주신 후원금으로 번역을 의뢰하였습니다.

앞으로도 필요한 자료들 번역해서 올릴테니 활용해주세요.

다시 한 번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습니다.)
어느날 고메시에게 일어난 일 지안 고메시(Jian Ghomeshi)는 캐나다의 방송사 CBC 라디오쇼 q의 공동 창안자이자 호스트였다.

그는 2007년부터 2014년 방송사에서 해고되기 전까지 쇼를 진행했다. 2014년 11월 26일, Ghomeshi는 CBC에서 해고조치를 당한 후 토론토 경찰에 출두했다.

그는 2014년 10월 31일 조사가 시작된 후 4건의 성폭력 사건과 목을 졸라 저항을 억누른 혐의로 기소되었다.

기소된 범죄 사실은 3명의 여성과 관련된 각각의 사건이었다. Ghomeshi는 같은 날 법원에 출두해 여권을 양도하고 어머니와 온타리오 주에 머무는 조건으로 보석금 10만 달러를 내고 풀려났다.

2015년 1월 8일, Ghomeshi는 또 다른 여성이 제기한 성폭력 사건으로 추가 기소되었다.

여성 4명과 관련된 총 5건의 성범죄 사건에 연루된 것이다. Ghomeshi는 모든 범죄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캐나다의 방송인 지안 고메시(Jian Ghomeshi) 2016년 6월 추가 청구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2016년 5월 11일, Ghomeshi는 고소인 Borel과 화해약정에 서명했고 검사는 최종적으로 공소를 취하했다.

약정서에는 유죄 인정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고소인 Borel은 그 뒤 “지안 Ghomeshi는 유죄이지만 재판을 해봐야 무죄라고 선고할 것이고, 그것은 자신에 대한 폭력을 강화하고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가지 않았다”고 언론에 주장했다. 드러난 e-mail 증거들 고소인 여성1 Ghomeshi의 공판은 2016년 2월 1일에 시작되었다.

재판 첫날, 첫 번째 고소인(고소인1)은 Ghomeshi가 "매력에서 잔인함으로 갑자기 태도를 바꿔 자신의 머리를 때리고 머리카락을 뽑았다“고 증언했다.

다음날 Ghomeshi의 변호인인 Marie Henein은 고소인의 기억에 대한 신빙성과 정직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Henein은 경찰에서 한 진술과 법정 증언 과정에서 고소인의 이야기가 자꾸 달라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소인은 성폭행 이후 Ghomeshi와 아무런 접촉도 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으나, 사건 1년 후에도 Ghomeshi에게 두 통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 중 하나에는 비키니를 입은 자신의 사진까지 담겨 있었다.

변호인이 이를 법정에 제출하자 고소인1은 Ghomeshi가 왜 자신을 공격했는지 설명하도록 하기 위해 미끼로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소인 여성2 고소인2 Lucy DeCoutere는 세 번째 공판일에 2003년 7월 Ghomeshi와 데이트 한 일을 증언했다.

그녀는 "그가 경고도 없이 자신을 때렸고 숨을 쉴 수 없을 때까지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다.

반대신문에서 변호인은 고소인2가 자신이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한 사건 이후 Ghomeshi에게 보낸 이메일들을 법정에 제출했다.

이메일은 사건 몇 시간 후부터 몇 년 후까지 걸쳐 보낸 것이었다. 사건 몇 시간 뒤 처음 보낸 이메일에는 “당신은 지난 밤 나에게 정말 끝내줬어요.

그 때문에 나는 당신의 혼을 빼놓을 때까지 000(저속한 단어라 표현 불가)를 하고 싶어요.”라고 쓰여 있었다.

”당신의 손을 사랑해요“라고 쓴 손 글씨 편지도 함께였다.

2005년 10월에 보낸 이메일에는 자신이 맥주병을 펠라치오 하고 있는 사진도 보냈다. 고소인2는 이 이메일들에 대해 Ghomeshi를 기쁘게 하고 달래기 위해 보낸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행동을 한 이유는 성폭행을 당한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메일을 보냈다고 해도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은 전혀 바꾸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고소인 여성3 고소인3은 공원 벤치에서 서로 키스를 하던 중 Ghomeshi가 손을 그녀의 목에 놓고 또 이(이빨)를 갖다 대었다고 했다.

증언하기 며칠 전 그녀는 고소인 1, 2의 이메일이 법원에 제출되어 읽혀진 것을 알고 경찰에게 새로운 사실을 털어놨다.

혐의가 제기된 성폭행 이후에도 Ghomeshi와 데이트를 한 사실이 있으며, 그 데이트에서는 합의 섹스를 했기 때문에 경찰에게 굳이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Ghomeshi의 변호인은 고소인3이 최초 경찰 진술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탄핵했다.

그러자 고소인3은 단지 ‘그냥 말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고소인3과 고소인2가 친구인 점도 의심의 근거로 제기했다.

이 둘은 서로 변호인과 언론인을 공유해 교류하면서 문자 메시지 5,000건을 교환했다. 마지막 공판기일 검사의 최종진술이 있었다.

검사측은 “Ghomeshi의 세 고소인이 혐의가 제기된 사건 이후에 어떻게 행동했는가와 그녀들의 신빙성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진술했다. 고메시와 그녀의 변호인 Marie Henein 극적인 무죄 판결과 여성단체들의 비난 2016년 3월 24일 여성 3명과 관련된 사건의 첫 재판 결과가 나왔다.

판사는 Ghomeshi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범죄사실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는 입증을 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주로는 증인들의 비일관성과 ‘철저한 기망’이 검찰의 공소를 돌이킬 수 없게 약화시켰다고 했다.

윌리엄 호킨스(William Horkins) 판사는 고소인들이 "법정에서 증거를 숨기거나 숨기려고 했다"고 비난했다. 여성단체들은 일제히 판사의 판결을 비난했다.

그들은 (성범죄피해)여성이 어떻게 행동할 것이라는 고정관념(stereotype)에 일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판사가 피해자들을 비난한 것이라면서, 이는 다른 여성들이 범죄를 고소하고 나서는 데 장애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Ghomeshi의 변호인단을 이끈 Marie Henein 변호사는 판결 이후 일제히 제기된 비판에 대해, “판결에 대해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는 주장은 할 수 있겠지만, 고소인들이나 여성단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과 정의가 실현되는 공정한 재판은 다르다”고 답했다.

그리고 압력에도 불구하고 무죄를 판결한 재판부를 칭찬하였다 여성단체는 "Jian Ghomeshi는 과거에도 유죄이고, 여전히 유죄이며, 미래에도 여전히 유죄"라고 주장하면서 세 명의 고소인을 피해자라 부르고 있다. "강간은 강간일 뿐이다." 판결을 규탄하는 시위대. 캐나다 강간법의 증거법칙을 바꾼 고메시 판결 이 사건에서 유무죄를 가른 점은 고소인들이 자신들의 고소와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해놓고도, 이것이 반대신문을 통해 제출될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자신들의 이야기에 매몰되어 그런 편지를 보낸 사실을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여성단체는 Bill-C 51을 입안하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결국 캐나다 의회는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Bill-C 51 법안은 사건과 무관한 성적 이력에 관한 증거의 제출을 금하는 rape shield law를 수정확장한 것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추가했다.
성범죄 재판에서는, 변호인 측이 고소인의 성적인 행동과 관련된 모든 증거를 재판에 증거로 제출하기 위해서는 검사에게 공개하면서 판사의 공식적인 허가 결정을 얻어야 한다.

여기서 성적인 행동과 관련된 증거라 함은, 고소인이 피고인에게 성적으로 접근하거나 성적인 암시를 담은 메시지를 담은 모든 통신 내용을 포함한다.”
위 법안이 고메시 사건에 적용되었다면 여성들의 이메일은 증거로 제출되지 못했거나, 미리 대응방안을 마련해 고메시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Ghomeshi는 형사판결에서는 무죄를 선고 받았으나 거액의 변호사 비용을 감당해야 했고, 자신이 커리어를 쌓은 직장에서 해고당했다. CBC 노조는 Ghomeshi를 계속 유죄로 규정하면서 Ghomeshi의 작태와 같은 범죄적 일은 다시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Trial_of_Jian_Ghomeshi)페이지의 내용을 요약 번역함.  
고메시 사건을 통해 본 한국의 급진성 캐나다에서는 이제 Ghomeshi 사건처럼 검찰 측 증인인 고소인들의 부정직성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재판 진행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판사가 그런 이메일 증거 제출을 아예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고, 설사 허락한다 하더라도 검사에게 이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검사는 자신의 증인들에게 대비하도록 만들 수 있다.

처음부터 증거들에 짜 맞춘 대응진술을 준비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검사 측은 모든 증거를 미리 피고인에게 공개하되, 피고인은 법정에 증거를 제출하기 전 검사 측에 공개할 필요가 없는 것이 형사법의 대원칙이다.

이런 법원칙이 성범죄에서는 예외가 되었다.

캐나다 여성단체의 비난은 사건 전후 피해자의 어떠한 행동도 피해자의 진술을 탄핵할 수 없다는 증거법칙을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최근 한국에서는 ‘성인지감수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캐나다와 같은 증거법칙이 도입된 형국이다.

만일 Ghomeshi가 지금 한국에서 재판을 받는다면 캐나다보다 유죄가 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고소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그들은 Ghomeshi라는 범죄자를 달래서 유죄의 자백을 얻어내려고 접근했거나, 무기력한 피해자 증후군에 빠져 계속 합의 섹스를 하였던 것이기 때문이다.

'성인지감수성'에 따른다면 피해자다움(스테레오 타입)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난 행동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성인지감수성이 없다는 비난에 직면해야 한다.
형사법상 대원칙을 훼손하면서 성범죄의 새로운 증거법칙을 도입한 캐나다 법원과 의회의 결정은 상당히 급진적이다.

그러나 적어도 캐나다는 입법과정을 거쳐 법을 개정했다.

내용은 문제적이지만 판사가 증거의 제출을 허용할 여지도 존재한다.

한국은? 성범죄 처벌에 대한 한국의 급진성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사법부는 '성인지감수성'이라는 개념을 대법원의 판결문에 넣으면서 공적 논의나 법리적 논증을 거치지 않았다.

법적 개념이 아닌 성인지감수성의 모호함과 위험성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고, 법조계마저 혼란스러워 한다.

적어도 도입과 적용과정에서의 공정성과 위헌성 면에서 본다면 캐나다보다 더 급진적이며 나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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