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담론을 ‘야동 볼 권리’로 폄훼하는 [미디어오늘]의 비평기사

5월 23일자 <미디어오늘>에는 ““야동 볼 권리” 주장한 문화일보 논설고문”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김예리 기자는 미디어비평 기사를 통해 문화일보의 해당 칼럼을 아래와 같이 요약했다.

“한 마디로 정부 당국이 성매매특별법을 시행하거나 ‘불법음란물’을 차단 조치해 남성의 성욕을 풀 자유를 침해했고, ‘n번방 방지법’도 유사한 결과를 낳으리라 우려하는 내용이다. 여성인권 활동가들은 이 칼럼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을 낳은 가해자 중심의 시각을 재유포한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문화일보의 칼럼

 

김예리 기자의 한 마디 요약은 틀렸다. 해당 칼럼은 남성의 성욕을 풀 자유가 아니라 성범죄를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한 n번방 방지법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사안은 법안의 졸속성, 사생활 침해 등의 부작용에 대해 정보인권 단체와 인터넷 사업자들도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관련기사 n번방방지법 텔레그램 못 잡고 ‘카톡 사찰법’ 되나…졸속 논란(종합)

김예리 기자가 문제라 지적한 ‘야동’ 볼 권리라는 제목은 ‘애 낳지 않을 권리’, ‘파업할 권리’, ‘싸울 권리’, ‘포르노를 볼 권리’와 같은 말들처럼 권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 또한 야동 볼 권리를 원한다. 풍자적 제목을 ‘남성의 성욕을 풀 자유’라는 말로 악의적으로 비트는 기자의 의도가 오히려 권리담론에 대한 공론장의 기능을 왜곡한다.

해당 기사는 기자 자신의 편향된 관점을 기준으로 그에 맞는 전문가 집단을 논리 제공의 근거로 동원해  주장을 입증하는 방식이다. 국가 대 개인의 권리가 갈등하는 사안에서 국가의 통제권, 사생활 보호, 국민의 기본권과 관련된 주제는 여성인권 활동가들만이 전문가가 아니다. 이들은 오히려 문제제기를 받고 있는 법안발의를 주도한 운동가들로서 오히려 방통위와 같은 입장을 가진 이해관계자에 해당한다.

페미니즘 이슈 관련해서는 이런 류의 기사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한겨레>는 2019년 http 차단 등 검열문제가 불거졌던 상황에서 인터넷 검열에 반대하는 집회를

“‘인터넷 검열 금지’ 앞세운 “야동 허하라” 남성들 시위”라는 제목으로 폄하하고 왜곡했었다. 

기자 자신의 편향을 공정한 비평인 듯 포장하는 기사는 좋은 비평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