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추론의 기본

인간이라는 불가해한 존재를 감안하는 것

상식 수준에서 사고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고, 타인을 해치고, 크고 작은 엽기행각을 벌이는게 인간이고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기본값이다. 아무런 동기 없이 남을 죽이거나 때리는 사람도 있다. 정말 아무런 이유가 없다.

물론 사람들 대부분은 합리적으로 사고하려 하고, 타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약속한 규범 안에서 행동한다. 후자가 압도하기 때문에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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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안을 두고 합리적인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를 찾으려는 건 바람직란 태도지만,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게 인간이란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 모든 합리적 가설은 결국 가설일 뿐이라는 함정이 있다는 얘기다.

설사 추정한 동기가 들어맞는다 해도 사건은 세상에 던져진 순간 상대의 대응과 다양한 반응들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애초의 동기로는 설명되지 않는 방향으로 굴러가기도 한다. 합리적으로 동기를 분석해보려는 태도를 포기해서는 안되지만, 진실은 알 수 없고 언제나 각자의 진실은 경합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당사자와 관전자들 모두가 취해야 할 태도는 한쪽의 행위에 마음이 가더라도 반칙하지 않을 것. 상대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것. 너그러우려면 똑같이, 엄격하려면 같이 엄격하게.

사람이 합리적인 사고 과정으로만 행동한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납작하고 게으른 사고는 없다. 인간의 내면에는 상상을 넘어서는 비상식의 정념들이 늘 웅크리고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게 인간이라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