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사람의 십년’- 2016 내 최고의 책

‘백 사람의 십년’- 2016 내 최고의 책

2017.02.19 00:42   조회 수 2769

<백 사람의 십년> 후마니타스에서 나온 책이다. 지난 해 읽은 책들 중 최고였다.

중국의 작가 펑지차이가 문화대혁명을 겪은 사람들의 사례를 생생하고 담담하게 기록한 책인데, 생생해서 아프고 담담해서 더 아팠다. 몇 번이나 책장을 덮었다가 다시 읽으면서 고통스러웠다. 읽다가 계속 숨을 골라야 했다. 그래도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다.

인간은 왜 이러는가, 대체 인간은 왜 이러는가.. 어쩌자고 이러는가..

모택동의 아들 모안영은 한국전에 참전해서 전사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을 참전시키면서 “내가 아들을 보내지 않으면서 인민들에게 어찌 참전을 권하겠는가”라고 했고, 전사한 아들이 이북의 평남 회령땅에 묻힌 후에도 시신을 데려오지 않았다. 지금도 모안영의 묘는 이북땅에 있다.

“모든 인민의 아들들이 돌아온 후 내 아들이 제일 마지막이다.”
수많은 과오에도 모택동이 중국인민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최고지도자로서 보인 이런 태도가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붉은 혁명을 완수했고, 아무리 많은 업적을 남겼다 해도 모택동은 문혁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울했던 건 비극이 만들어지는 방식이 세기를 넘어서도 비슷하게 반복된다는 점이다. 당과 홍위병의 역할을 오늘날 누가 하고 있을까? 바로 ‘동료시민’들이다. 문혁 때의 홍위병과 같은 행위를 하면서 문혁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일은 그래서 고통이다. 그들의 앞에는 늘 진보나 정의같은 대의가 있다. 오늘도 누군가의 삶은 발가벗겨져 정의의 제단에 제물로 바쳐진다. 비극의 피해자가 된 사람이 겪는 고통의 크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가진 본성인가,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존재인가. 어디에서 희망이란 말을 건질 수 있나..

이 책은 기록의 중요함을 온 몸으로 말한다. 기록자로서 부럽고, 독자로서는 고통스러우면서 행복했다. 누구에게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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