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대하는 진보 진영의 태도

이선옥 승인 2022.04.14 20:42 의견 0
  "정치가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람들의 욕망을 함부로 다루는 것에 저는 반대합니다.

욕망을 대하는 태도는 진지하고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여기에 함부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욕망을 나쁜 것으로 취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인터뷰.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언급한 대목에서 '인간의 욕망을 대하는 진보 진영의 태도'를 반성한다며 한 말이다. "인간의 욕망에 함부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옳지 못하다, 욕망을 나쁜 것으로 취급하면 안 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말이 다른 모든 경우에도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자주 잊는다.   출처: SBS 인터뷰: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707049   현재 도덕적 지탄의 대상이 될 뿐 아니라 제도적으로 규제의 대상이 되는 욕망은 바로 성욕이다.

그러나 부동산과 달리 모든 인간의 성욕이 아니라 남성의 성적 욕망만이 죄악시되고 교정해야 할 해악으로 간주된다. 남성의 성기를 그대로 본뜬 여성용 자위용품은 수입과 유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남성의 자위도구인 리얼돌은 대법원의 수입허가 판결에도 관세청과 여가부의 몽니로 창고에서 썪고있다. 젠더 몫으로 임명된 여성 대법관은 기존 판례를 그냥은 뒤집을 수 없으니 아동리얼돌 금지 주장으로 우회해 규제한다.

키가 160센티인 리얼돌은 아동을 연상시킨다며 통관을 허가한 고법의 판결을 파기시키는 방법을 쓴다.

해당 제품은 머리를 제외한 키가 150센티인데 15세 여아의 평균키가 160센티라는 것, 음모가 없다는 것, 몸무게가 가볍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2022년 기준 한국인 평균 키는 남성 170센티, 여성 159센티미터다.   출처: 중앙일보   남녀 커뮤니티에 대한 차별적인 취급도 있다.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남초 커뮤니티는 이용자들의 성적 언설 또한 그대로 노출된다.

이를 이유로 페미니스트 진영은 남초 커뮤니티를 성희롱과 성범죄의 온상으로 낙인찍어 규제를 요구한다.

여가부산하 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대부분 남초커뮤니티인 곳들을 대상으로 혐오와 성적대상화들을 모니터링 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지금도 페미니스트 단체는 남초 커뮤니티를 범죄가 일상인 곳으로 규정하고 규제를 요구한다. 반면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여초 커뮤니티의 일상적인 성희롱이나 음란물, 몸캠 공유, 성범죄표현물 공유에 대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는다.

대중에게 드러나느냐 드러나지 않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성적 언설의 수위에서 여초커뮤니티는 전혀 뒤지지 않는다. 대부분 남초 커뮤니티는 강화된 규제와 사회분위기 때문에 운영자들이 게시물을 관리하는 자정작용에 해당하는 장치가 있지만 여초 커뮤니티는 그러한 조치가 없다. 오히려 이들의 폐쇄적 속성때문에 범죄행위라는 인식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알페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딥페이크, 섹테(음성 합성 딥페이크물), 수위 높은 동성애물 모두 실존 남성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행위였으나 페미 진영은 팬아트, 표현의 자유로 옹호했다. 만일 남성팬들이 여성 연예인의 성기를 그대로 드러내는 그림을 그리고, 변태적인 합성물을 만들고, 음성을 조합해 성교물을 만들어 유통하고 돈을 받고 팔고 공유했다면 우리 사회가 이를 표현의 자유나 팬심으로 옹호했을까? 지금 한국사회는 성착취물을 규제한다는 이유로 성인이 성인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다.

우회하거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가가 성인인 개인의 인터넷 생활을 규제하는 것을 반대하면 <한겨레>와 같은 도덕 심판관은 '야동 허하라는 남성들의 찌질한 시위'로 둔갑시킨다. 아청법은 구체적 피해를 입은 실존 아동이 아니라 표현된 가상의 아동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기이한 검열법이 됐다. 남성들의 성적 욕망이 성범죄로 이어진다는 근거없는 논리가 이러한 규제들을 옹호한다. 리얼돌을 이용해 내 방안에서 자위행위를 할 뿐인 남성은 강간을 연습하는 예비 성범죄자이고, 성인물을 시청하는 남성은 모니터 밖의 여성을 강간한다는 이러한 논리가 법과 제도로 스며들었다. '욕망에 함부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는 말은 지당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남성의 성적 욕망을 비도덕적인 수준이 아니라 죄악으로 여긴다. 내가 강남 살아보니 별로더라는 관료의 말에는 많은 국민들이 함께분노하고, 정책의 실패에 대해 투표로 심판할 수 있지만, 리얼돌을 이용하고자 하는 소박하고, 누구의 권리도 침해하지 않는 욕망에 대해서는 남성들조차 구차하게 여기고, '나는 사용하지 않지만'이라는 전제를 달아야만 옹호논리를 펼 수 있다. 욕망을 대하는 진보진영의 태도라고 했지만, 사실 문제는 남성의 성적 욕망을 죄악시하고 금지하려는 페미니스트 진영이다.

성범죄를 앞세운 이들의 공세에 헌법적 숙고 없이 사적 영역을 규제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의 비정상적 사고가 언제쯤 정상화될지 모르겠다. 성적 욕망에 대해서도 이러한 성찰과 반성을 하는 정치인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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