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의 성노동 비범죄화를 지지한다

국제앰네스티, 성노동자 인권 보호를 위한 정책 채택

 

2015.08.14 04:14  조회 수 3148

국제앰네스티 홈페이지에서 퍼온 글. 한국의 여성단체는 즉각 반대 성명을 내고 있다. 강도 높은 비난도 나온다. 앰네스티는 인권보호 분야에서 인정받는 국제적인 단체인데 이번 사안에서는 여성운동 진영의 반대에 부딪혔다. 보편인권과 여성인권의 충돌일까?

여성운동 진영의 비판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고, 논의 과정에서 여성운동과 계속 얘기했다는 걸 밝히고 있다. 그런 과정 없이 민감한 문제를 공식 정책으로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선은 좀 더 정확하게 내용을 파악하고 각자의 생각들을 정리해보길 바란다.

나는 성노동 문제에 대해 국제앰네스티의 정책을 지지한다.

국제앰네스티, 성노동자 인권 보호를 위한 정책 채택

 

성노동 비범죄화 정책에 관한 Q&A

1. 국제앰네스티는 왜 성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성노동자들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소외된 집단 중 하나이다. 많은 국가에서 성노동자는 강간, 구타, 인신매매, 갈취, 각종 건강보험에서 배제되는 등의 차별, 강제퇴거 등 수 많은 인권침해의 위협을 받고 있다. 대개의 경우 성노동자들은 법적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거나, 매우 미미한 보호를 받고 있다. 실제 성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폭력과 학대는 경찰과 성매수자 그리고 성매매에 관여하는 제 3자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2010년 파푸아뉴기니 수도 모트모르즈비(Port Moresby)에서 6개월간 진행된 연구에 의하면 성노동자 중 50%가 성매수자와 경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2. 합법화와 비범죄화의 차이는 무엇인가? 왜 국제앰네스티에서는 성노동 합법화를 요구하지 않나?

성노동의 비범죄화는 성노동자들이 성노동을 해도 법을 어기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성노동자들은 더 이상 법의 바깥으로 내몰리지 않게 되고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된다.
만약 성노동이 합법화된다면 정부는 공식적으로 성노동을 규제하는 매우 구체적인 법률과 정책을 마련할 것이고 이런 규제는 또 다른 운영 방식을 야기해, 결국 규제를 피한 성매매로 성노동자들은 다시 처벌 받게 될 수 있다. 반면, 성노동의 비범죄화는 성노동자들이 노동환경에 대해 스스로 더 많은 결정을 할 수 있게 되어 독립적으로 스스로 협력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고, 그들의 노동환경을 스스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앰네스티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대다수 성노동자들은 비범죄화를 지지했지만 합법화가 초래할 결과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었다. 단순히 사법당국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잘못된 합법화 모델이 도입이 될 경우 성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인권침해에 노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노동자들이 더 이상 범죄자 혹은 공범으로 다뤄지지 않아야 경찰의 공격적인 태도와 위협이 줄어들고, 경찰의 보호를 요구하고, 보호 받을 수 있다. 비범죄화는 노동자들에게 권리를 되찾아주는 것이고, 자유로운 개인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국제앰네스티가 합법화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이 만들어진다면 그 법이 성노동자의 인권을 증진시키고 국제인권법에 부합하기를 바라고 있다.

3. 성노동 비범죄화가 인신매매를 조장하지는 않나?

국제앰네스티는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하는 인신매매를 포함해 모든 형태의 인신매매를 반대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밝힌다. 인신매매는 배척해야 할 인권침해 행위로 국제법에 의해 처벌받아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모든 정책에서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성노동을 비범죄화한다고 해서 인신매매에 대한 처벌을 하지 말자는 의미가 아니다. 또한 성노동 비범죄화에 따라 인신매매가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없다.
국제앰네스티는 인신매매와 싸우는 데에도 성노동 비범죄화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성노동을 비범죄화하면 성노동자들은 더 잘 협력하여 그들의 권리를 요구하고, 더 나은 노동조건과 기준을 만들며, 기업화된 성매매와 잠재적인 인신매매 가능성을 감시할 수 있을 것이다.
성노동자들이 처벌의 위협을 받지 않으면 경찰 등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들과 협력하여 인신매매를 가려내고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찾아낼 수 있다.
국제여성인신매매반대연합(Global Alliance Against Trafficking in Women), 국제반노예제연합(Anti -Slavery International),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sation) 등과 같은 국제단체에서도 성노동 비범죄화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입장에 찬성하고 있다. 성노동 비범죄화를 통해 성노동자들이 가진 권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대하고, 인신매매를 포함한 인권침해 행위를 종식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4. 성노동 비범죄화는 어떻게 여성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나?

국제앰네스티가 제안하고 있는 이번 정책은 여성 성노동자들을 더욱 보호하고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한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성노동자들의 인권을 더 잘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성역할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은 여성들이 성노동에 종사하게 되기까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국제앰네스티는 이 문제를 으레 있었던 일로 치부하지 않는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성노동을 선택한 이들을 처벌하고 형법을 적용하거나 경찰을 동원해서 이들의 삶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답이 아니다.
성노동자를 처벌하면 그들 자신이 내린 선택에 따라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더 어려워 진다. 이번 정책은 성노동을 비범죄화하는 것에서 나아가 국가가 단지 생존을 위해 성노동을 하는 사람이 없도록 여성과 소외된 계층에게 더 많은 권리를 부여해야만 하고 이를 위해서 취해야 할 행동들을 제안하고 있다.
국가는 사회복지 수당, 교육 및 훈련, 대체 일자리 등 적절한 지원을 적시에 제공해야 한다. 그렇다고 성노동자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에 반드시 참여하도록 강요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님을 밝혀둔다.

5. 성노동에 관한 국제앰네스티의 이번 정책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국제앰네스티가 성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정책을 준비하는 데 2년이 걸렸다. 이번 정책은 폭넓은 단체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탄탄한 조사와 협의에 기초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sation), 유엔 에이즈(UN AIDS), 유엔 건강권특별보고관(UN Special Rapporteur on the Right to Health) 등의 조직이 진행한 광범위한 조사작업을 살펴보았다. 또 유엔 여성(UN Women), 국제반노예제연합(Anti-Slavery International), 국제여성인신매매반대연합(the Global Alliance in Trafficking in Women) 등이 취한 입장 등도 살펴보았다. 국제앰네스티는 아르헨티나, 홍콩, 노르웨이, 파푸아뉴기니 등지에서 200명이 넘는 성노동자와 이전 종사자, 경찰, 각국 정부 및 기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매우 구체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전세계에 위치한 국제앰네스티 각국 사무처도 성노동 관계자들, 과거 성노동을 했던 사람들의 대표 그룹, 성매매 폐지운동 단체, 여성주의자 및 여성의 권리를 위해 운동하는 대표자들, LGBTI 활동가, 인신매매반대단체, HIV/AIDS 활동가 및 다른 수많은 관계자들과의 논의를 진행해이번 정책을 만드는 데 일조 했다.

6. 성을 파는 사람들(성매매여성)들은 보호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포주’까지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의 정책은 “포주(pimps)”를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성노동자를 착취하고 유린하는 제 3자는 우리가 제안하는 정책에 따라 여전히 처벌대상이 된다. 하지만 “ 집창촌 유지” 혹은 “촉진”에 반대하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법들이 있다. 이 법들은 종종 성노동자를 대상으로 불리하게 사용되거나 그들이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행위마저도 처벌대상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두 명의 성노동자가 안전을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은 “집창촌”으로 간주된다. 국제앰네스티의 정책이 촉구하는 바는 성노동자를 처벌하고 그들의 삶을 위험에 빠트리는 단속을 일일이 하기 보다는 착취와 유린, 그리고 인신매매 행위들을 막는데 법의 초점이 다시 맞추도록 하는 것이다.

7. 왜 국제앰네스티는 ‘노르딕 모델(성매수자만 처벌하는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가?

노르딕모델에서 성노동자를 직접적으로 처벌하지 않지만, 성을 구매하거나 성을 팔기 위한 장소를 임대해주는 것과 같은 운영은 여전히 처벌대상이다. 이렇게 타협적인 방식을 선택하게 되면 성노동자들은 계속해서 인권침해에 취약한 상태에 남겨진다. 성노동자들은 여전히 형법을 적용하여 성노동을 없애려는 의도를 가진 경찰들에게 쫓길 수 있다.
현실에서는 성매수를 금지하는 법 때문에 구매자들이 경찰에 적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 성노동자들은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많은 성노동자들이 국제앰네스티에 구매자가 경찰의 추적을 피하도록 구매자의 집으로 방문해 줄 것을 요구 받는다고 말했다. 성노동은 노르딕모델에서도 여전히 큰 낙인 찍혀 있으며, 이 낙인으로 인해 차별받고 소외 당하고 있다.

8. 국제앰네스티는 왜 성노동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인권이라고 믿는가?

국제앰네스티의 정책은 성매수자의 권리에 대한 것이 아니다. 오로지 처벌(범죄화)로 인한 인권침해를 겪는 성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에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이번 정책을 채택하면서, 국제앰네스티는 인권침해에 극도로 취약한 사람들의 권리가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9. 인권단체로서, 이번 표결로 앰네스티가 성노동을 촉진 또는 홍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는가?

아니다. 어떤 누구도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가운데 성노동을 해서는 안되며, 강압적 혹은 강제적으로 성노동자가 되어서도 안 된다고 믿는다. 성노동자 가운데 일부는 성노동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에 오직 생존의 수단으로 성노동에 종사한다는 증거들이 있다. 생존의 마지막 수단으로 성노동을 선택하게 되면 성노동자들의 소외를 영속시킬 뿐이다. 그래서 국제앰네스티는 성노동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정책을 마련한 것이다.

10. 국제앰네스티가 결의안을 채택하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가?

이번 표결을 통해 국제이사회는 성노동자의 인권보호를 위한 정책에 동의하고 발전시키는 권한을 위임 받았다. 10월에 있을 다음 국제이사회 회의에서 논의가 이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수행한 조사와 협의의 결과를 모아 성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앰네스티가 헌신할 수 있는 최상의 정책을 결정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