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남자 페미니스트들의 업보

2017.09.12 21:32   조회 수 6145

트위터에서 현직 강성 남자 페미니스트들의 과거 소라넷 유저 이력이 털려서 조롱받고 있다. 몇 년 전 소라넷을 애정했던 시절 썼던 글이 캡처가 되어 돌아다닌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페미니스트로 거듭남을 선언한 걸로 안다.
공격을 당하니 어떤 사람은 수년 전의 잘못을 박제해서 조리돌리는 행위를 비판한다. 현재의 나를 보지 않고, 인간의 변화가능성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무섭다고도 한다.

그런데 이번 사안에서 그들이 조롱받는 이유는 인간의 변화가능성을 믿지 않고, 과거의 잘못을 캐내어 조리돌리는 자들의 악함보다는, 자신의 과거도 변변치 않으면서 타인을 패는 데 앞장 서 온 그간의 행위 때문인 게 크다. 스스로의 변화에 집중해서 좋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보다, 자신의 극적인 변화를 인증받기 위해 더 열심히 진영을 대변해 타인을 공격하고, 비난하는데 앞장선 이들이 주로 이번 조롱의 대상이다.

어떤 남자 페미니스트들을 보면 과잉된 행위의 기저에 깔린 공포가 느껴진다. 가장 앞에 서지 않으면 비참하게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같은 것. 자신에게 불리해 보이는 방향으로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맞을 때, 어떤 이는 침묵하며 웅크리고 어떤 이들은 극적인 변신으로 변화의 앞머리를 선택한다.
돌아온 탕아가 거듭남을 간증하고 다니듯, 탈북자가 안기부의 선전원이 되어 돌아다니듯, 그런 의무가 없는 사안에서도 자발적으로 남들보다 더 극적으로 나선다. 강성 남자 페미니스트들한테서 많이 보이는 모습이다. 진정한 내면의 변화라기 보다는 공포에 기반한 변신이랄까.

이들이 인간의 변화가능성을 무시하고 수년 전의 잘못을 가지고 공격하는 건 옳지 않다고 항변하자, 조롱자들이 반박한다.

“그렇게 인간의 변화가능성을 믿는 너네들은 왜 탁현민의 변화가능성은 안 믿고 패고 다녔는데? 너네는 변하고 탁현민은 안 변하나?”

함부로 쏘아대는 말의 화살은 언제든 돌아와 나를 겨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