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트럼프에 먹히는 얘기를 해야 한다”

미국에서 손꼽는 ‘한국통’ 미국 뉴저지 시민참여센터 김동석 상임이사
한-미 정상회담 앞둔 문재인 정부에 전하는 북핵·위안부 대미 외교 해법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서 진행한 인터뷰. 트럼프에 대한 국내의 우려와 달리 김동석 선생은 오히려 트럼프를 기회라고 분석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한반도의 정세가 급격한 변화를 맞은 지금 1년 전 인터뷰를 보니 뿌듯하다.(이선옥)

한겨레21 1166호 세계일반. 2017-06-14

미국 뉴욕 맨해튼을 벗어나 서쪽으로 20분쯤 가면 뉴저지 한인 밀집 지역인 포트리(Fort Lee)가 있다. 김동석씨는 이곳에 있는 ‘시민참여센터’(KACE·Korean American Civic Empowerment)에서 상임이사로 일한다. KACE는 한인유권자센터(KAVC)로 시작해 얼마 전 지금 이름으로 바꿨다. 한인의 권리를 위해 일하는 건 변함없지만 유권자운동을 넘어 영향력 있는 풀뿌리 시민운동단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김동석 상임이사는 미국 정가에서 손꼽는 한국통이다. 의회를 상대로 오래 시민운동을 해 정치권 인맥이 두텁다. 2007년 7월 미국 연방의회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 한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타결 뒤에는 미 의회를 상대로 한 그의 집요한 노력이 있었다. 그는 한-미 관계든 북-미 관계든 외교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반드시 워싱턴 의회정치의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6월 말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한국인들이 언론을 통해 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적 인간’ ‘예측이 어려운 상대’라는 이미지다. 그의 한국관은 어떤가.

트럼프의 한국관은 없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하다. 트럼프는 ‘외교는 힘이다. 우리(미국)가 힘이 세니 잘될 것’이라는 말을 타국 특사 앞에서 그냥 하는 사람이다. 이번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방문 때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많이 팔았다. 그러면 이스라엘이 위험해지는데 또 이스라엘에서는 통곡의 벽을 찾아 두 나라를 모두 진정시켰다. 자신의 행위를 비즈니스라며, 그간 미국의 평화노선 때문에 팔리지 않은 무기를 팔았다고 자찬한다. 즉흥적으로 정치하는 스타일이고 비즈니스 마인드가 기본인 사람이다.

홍석현 대미 특사가 “미국은 북핵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지금이 문제를 풀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했다. 문재인 정부는 특사단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워싱턴 정치를 오래 지켜본 처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미 외교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보는가.

이번 특사단 활동에 대해 긍정적 보도들만 나왔지만 워싱턴 정가의 이해관계도를 아는 처지에서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적절치 않은 행보도 있었다. 그동안 미국의 권력 주체는 공화당과 민주당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공화당 권력을 무력화하면서 백악관, 공화당, 민주당 세 주체로 구도를 바꿔놓았다. 이런 역학관계를 잘 알고 대처해야 한다. 이후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지혜롭게 풀어갈 문제다.

북핵 문제는 오히려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트럼프 정권에서 풀릴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가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났는데 ‘베팅’이라는 단어를 썼다. 걱정 마, 북한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베팅해. 또 ‘김정은과 만날 영광스런 기회’ 이런 표현을 쓴다. 북-미 채널이 있고 그 채널에 탄력을 주기 위해 하는 발언이라 본다.

북핵 문제가 트럼프 정권에서 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유는.

실행되기 전이니 전망이 될 수밖에 없지만, 해결 가능성을 보자면 민주당 권력보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전략적 기회가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전 민주당 권력은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었다. ‘전략적 인내’(북한이 진지하게 협상에 나설 때까지 미국은 전략적으로 인내하며 기다린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결국 이 기간 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라고 표현하는데 정작 당사자인 한국은 애가 탔다. ‘트럼프’라는 캐릭터는 하면 하는 식이라 오히려 선명하게 풀릴 수 있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에 ‘평화적 해결’이 ‘군사적 옵션’보다 미국에 도움이 된다는 현실적 논리를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 모호하게 ‘평화와 안정’이란 용어를 쓰는 것보다, 대화가 비용이 덜 들고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경제 측면의 논리가 필요하다. 나는 트럼프가 한반도 전쟁이 미국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안다고 확신한다. 트럼프는 투 트랙으로 가는 사람이고 적과 아를 비즈니스 마인드로 구분한다. 워싱턴 국내 정치에서 곤경에 빠질 경우,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북핵 문제를 국면 돌파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을까 우려도 있다.(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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