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본원적으로 남성보다 진보적이라는 주장은 사실일까? : 우파 여성 정치인들의 약진을 보며

이선옥 승인 2022.09.28 23:53 의견 0
  대선이 끝난 2022년 3월, <한겨레> 칼럼에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는 이렇게 썼다. "여성정치가 곧 진보정치이다.

본원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진보적이다.

'고통과 억압에 대한 민감성'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에는 여성의 대표성과 정당의 진보성이 정확하게 비례한다."(김누리)
2022년 9월 28일 현재, 이탈리아 총선에서 우파연합이 승리하고 총리로는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 '여자 무솔리니' 등으로 불리는 이탈리아형제들당의 멜로니 대표가 유력하다.

총리 취임이 확실시된다.

멜로니 당수와 총선에서 승리한 우파연합을 극우라고 단정짓는 건 엄밀한 분석이 아닐 수 있지만 한국의 모든 매체가 일제히 극우라고 규정한 상황이다.   출처: 연합뉴스   극우에 대한 규정 문제는 뒤로 하고,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부는 우파집권 현상에 대해, 그리고 마린 르펜이나 멜로니와 같은 우파 여성정치인들의 약진에 대해, "본원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진보적"이라는 말을 공개적인 칼럼에 적시한 김누리 교수 같은 분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김누리 교수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정치지형을 갖게 된 이유가 여성정치가 충분히 발전하지 못해서라고 한다.

그러면서 독일의 경우 여성의 대표성과 정당의 진보성이 정확하게 비례한다고도 했다. 우선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정치지형이라는 규정은 어떤 근거를 가지고 하는 주장인가? 한국은 10년 주기로 정권교체를 해왔고 언제든 좌파와 우파의 집권이 바뀔 수 있는 유동적인 정치지형을 가진 사회다.

어떠한 지형이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이라는 것인지 김누리 교수는 제시하지 않으면서 그저 단정한다. 또한 여성정치가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보수적 정치지형이 됐다고 주장하면서 인과관계를 입증할 근거도 제시하지 않는다.

독일의 경우 여성의 대표성과 정당의 진보성이 비례한다고 하는데 장기 집권한 메르켈 총리는 보수정당 소속이었다.   출처: 한겨레   김누리 교수처럼 페미니즘에 경도된 남성들이 여성을 찬양한답시고 하는 말들은 대부분 비슷하다. "여성은 공감능력이 높고, 여성은 부정부패와 거리가 멀고, 여성은 섬세하고 그래서 더 진보적이며 결과적으로 남성정치보다 우월하다." 이들은 논증이 없이 그저 말뿐인 주장을 옳다고 전제한 뒤 여성할당제를 지지하고, 군보상제 폐지를 주장하며, 청년남성들한테 여성에게 양보하라고 윽박지른다.

나름 학자라고 하는 분들이 페미니즘 앞에만 서면 과학과 합리같은 요소들은 다 증발시키고 감정과 무논리에 기반한 주장을 한다. 이들의 또 한 가지 특성은 자신의 직업, 커리어 등 기득권에 해당하는 건 어느 것 하나 여성들에게 내어놓지 않으면서, 청년남성들에게만 양보와 관용과 희생을 강요한다는 점이다.

자신들은 오직 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찬양만을 다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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