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의원 발의 ‘비동의 녹음죄’ 무엇이 문제일까 ⓵ 법률적 쟁점 정리

민주당의 강선우 의원이 ‘비동의녹음죄’를 발의했다. 비동의녹음죄 또한 앞서 논란이 된 성범죄 관련 위헌적인 법안들과 유사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하나하나 살펴보자.

 

11월 18일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외 13인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 성폭법상 동의 없는 촬영은 성범죄로 처벌받는데 음성은 별도의 처벌조항이 없다며, 신종 성폭력범죄에 대응하여 성폭력피해자의 보호를 강화하려는 것이라 주장한다.
이 법안은 11월 18일 발의된 후 1주일만인 24일 현재 3만명 넘는 시민들이 찬성과 반대 의사를 표하며 대립하고 있다. 또 한 차례 성별 갈등이 벌어진 것이다.

 

<강선우 의원이 발의한 법안 내용>
제14조의2(녹음기 등을 이용한 녹음) ① 녹음기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음성을 녹음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녹음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음성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을 반포등을 한 자 또는 제1항의 녹음이 녹음 당시에는 녹음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후에 그 음성물 또는 복제물을 녹음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 영리를 목적으로 녹음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성범죄 영역에서 위헌적 법률의 제정 시도는 최근 수년 간 계속되어왔다.

2016년 12월 20일 정춘숙(대표발의), 김삼화, 노회찬 의원 등 정당을 망라한 의원 11명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 발의했다. 개정안의 내용은 두 가지다.

첫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무고의 혐의로 고소 또는 고발되는 경우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종료되거나, 법원의 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 조사, 수사, 심리, 재판할 수 없도록 하는 것과,
둘째,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성관련 이력을 성폭력범죄의 증거로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 법안은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지만 2018년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수사매뉴얼로 포함되어 현재 실무에 적용되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또 있다. 2019년 4월 더불어민주당 전혜숙의원(대표발의)은 민주당 의원 5명, 바른미래당 의원 3명, 정의당 의원 1명과 ‘성차별·성희롱의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안’을 공동발의했다. 이 법안은 성희롱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자신의 무죄(無罪)를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발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 끝에 철회됐다.

21대 국회가 시작되고 민주당의 백혜련 의원과 정의당의 류호정 의원은 각각 ‘비동의간음죄를 발의했다. 미투법안이라고 불리는 성폭력 등에 관한 법률은 20대 국회에서 200개가 넘었고, 21대 국회에서도 줄줄이 대기중이며, 일일이 파악할 수 없을만큼 입법부와 행정부의 법과 지침 등의 개정으로 속속 강화되고 있다.

이번에는 민주당의 강선우 의원이 ‘비동의녹음죄’를 발의했다. 비동의녹음죄 또한 앞서 논란이 된 법안들과 유사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비동의 녹음죄의 여섯가지 문제

첫째, 현행법상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며 입법공백이 존재하지 않는다.

강선우 의원이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한 사례들은 이미 현행법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숙박업소에 투숙한 사람들의 성관계를 녹음한 사람은 제3자가 동의없이 녹음했으므로 처벌 가능하고, 성관계 음성을 녹음해서 협박하거나 유출한 사례도 협박죄,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 가능하다. 이미 처벌가능한 사례의 예를 들어서 입법공백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기만이다.
녹음물을 단순 소지하는 것과 유포는 다르며, 이 법안은 현재는 처벌하지 않는, 자신이 당사자로 포함된 녹음 행위 자체를 처벌하려는 것이다.

 

둘째, 성범죄에만 다른 법률과 다른 차별적 대우를 적용한다.

당사자가 참여한 녹음은 현재 합법이다. 다른 범죄에서는 합법행위이며 증거능력을 인정받는 녹음이 성범죄에서만 불법인 것은 다른 법률과의 형평성 면에서 어긋난다. 무고죄 수사적용예외지침도 성범죄에만 적용시키고 있다. 헌법기관들이 이러한 일을 아무 문제없이 하는 상황 자체가 문제이다.

 

셋째, 성관계 녹음은 촬영과 같으며, 대화 녹음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성범죄 피해는 다른 범죄와 달리 특수하다는 주장과 같다)

이 법안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성관계를 촬영하는 것이 불법이라면 녹음도 불법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녹음이 왜 영상과 다르게 취급되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영상은 얼굴과 신체가 드러나므로 개인이 특정되고 피해 또한 심각하다. 그러한 특성 때문에 촬영은 일상적인 모습을 찍어도 범죄이지만(버스에서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찍은 남성 유죄처벌) 일상적인 녹음은 범죄가 아니다. 사람들은 흔히 여러 경우에 대비해 전화통화를 녹음한다. 그만큼 촬영과 녹음은 다르다는 얘기다.

성관계시 녹음 또한 대화처럼 상대방의 의사 표현이 포함되어 있는 활동이다. 참여자가 포함된 녹음은 처벌대상이 아니며 상황을 파악하는 용도로 법적 분쟁시 수사기관이나 재판부에 한정해서 제출용으로 이용하기 위한 수단이다. 성적 취향으로서 녹음행위는 유출이나 협박시 이미 처벌이 가능하다.

 

다섯째, 처벌의 기준이 자의적이며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한다.

이 법안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음성을 녹음한 자를 처벌”하겠다고 한다.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데에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처벌이 따르는 법규범에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과 같은 모호한 감정을 처벌기준으로 삼는다면 국민들은 법을 신뢰할 수 없다.
명확성의 원칙은 국민들에게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고 권력기관들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을 제지할 수 있는 중요한 원칙이다.

‘성적욕망과 수치심’을 누가 판단하는가? 또한 성관계 전후의 상황을 녹음한다면 이는 허용할 것인가? 이 법안은 답하지 못한다. 결국 이미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성인지감수성’과 같이 감수성과 해석에 따라 달라질 모호한 개념을 또 다시 법안에 넣으려고 하는 위헌적 행위이다.

 

여섯째, 성범죄 가해자라는 혐의를 벗을 증거를 막는 법안이다.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몰렸을 때 이를 입증할 방법은 많지 않다. 특히 성범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이 모두 성인지감수성에 따라 여성의 진술을 수용하는 현재의 추세에서 남성들은 이에 대응할 방어수단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최근 한 남성 연예인은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가 녹음파일을 증거로 제출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기사링크)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이런 무죄입증은 불가능하게 된다.

비동의녹음죄 법안이 발의된 후 많은 법률가들이 우려를 표한 내용도 객관적 증거가 거의 없고, 피해자 진술만으로 처벌이 가능한 현재 상황에서 녹음은 강력한 무죄 입증의 증거라는 점에서다. 이는 성범죄 영역에서 가해자로 지목되었을 때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을 무력화해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게 된다.

 

기본권과 형사처벌이라는 쟁점으로 핵심을 좁혀야 한다

비동의녹음죄는 법원에 제출할 목적으로 한 녹음물을, 법적 분쟁이 발생해 제출하는 행위를 처벌해야 되는 이유가 있는지로 쟁점을 정리해야 한다. 녹음물을 이용한 배포나 협박은 현행법으로도 처벌 가능하므로 이는 쟁점이 아니다.
직관적인 거부감이나 불편한 가정들을 제거하고 기본권과 형사처벌이라는 쟁점으로 이 법안을 바라봐야 본질적 문제가 해결된다.

어떤 경로로 성관계를 했든 성관계 후 강간죄로 고소되었을 경우 현행 불법이 아닌 녹음물은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무죄를 입증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행위경로까지 막는 것이 어떠한 근거로 정당화될 수 있는가.

법적 분쟁이 있을 때 필요시 법정에만 제출하는 것으로 제한하는 방법이 있는데 제출용 녹음도 못하게 원천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상 ‘피해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

유죄에서 벗어나는 데에 용도가 있고, 그 증거에 의하면 무죄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녹음죄라는)법률에 의해 처벌을 감수해야만 무죄를 받을 수 있거나(이 경우에도 녹음으로 유죄이며, 증거로 인정될 지 알수는 없다), 증거를 사용하지 못해 성범죄 유죄판결을 받거나 하는 두 가지 선택지만 남겨두는 것은 부당하다.

 

*과잉금지 원칙이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함에 있어서 국가작용의 한계를 명시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 / 수단의 적합성 / 침해의 최소성 / 법익의 균형성”을 의미하며 그 어느 하나에라도 저촉이 되면 위헌(違憲)이 된다는 헌법상의 원칙을 말한다.

 


⓶편에서는 비동의녹음죄와 같은 법안이 왜 계속 발휘되는지, 위헌적 법률들을 대할 때 어떤 판단기준과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를 짚어봅니다. 성관계 녹음이라는 비정상적 상황에 대한 거부감과 편견을 어떻게 다루어야 본질적인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지도 함께 얘기해 보겠습니다. 


강선우의원 발의 ‘비동의녹음죄’ 무엇이 문제일까 ⓶ 본질적으로 기본권 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