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의원 발의 ‘비동의녹음죄’ 무엇이 문제일까 ⓶ 본질적으로 기본권 침해

성별 관련 이슈가 논란이 될 때마다 우리 사회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현실적으로 느끼는 공포를 함께 이해하자고 하기보다는, 여성의 공포는 해결해야 할 문제로 삼아 남성 처벌을 논하고 남성의 공포는 무시하거나 오히려 비난을 가해왔다. 이런 상황은 공정하지 않다.

현실에서 정상적인 관계라 할지라도 여자가 고소만 하면 성범죄자가 되기 쉬운 세상에서 남성의 자유는 제한된다. 자유인으로서 나의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은 개인에게 보장된 자유권의 행사다.

 

비동의녹음죄가 논란이 되자 남성들 사이에서도 “동의없이 성관계를 녹음하는 건 잘못이며 처벌받아야 한다”거나 “녹음을 해야 할 만큼 신뢰가 없는 관계에서 성관계를 왜 하느냐”는 의견들이 있었다.

비동의녹음죄 논란에서 민주당 관계자인 한 젊은 남성은 법안에 찬성하며 단호하게 말한다. “남성들이 무고의 공포심을 느끼는 것은 논쟁의 가치조차 없는 주장에 가깝다. 성관계는 상호 신뢰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무고에 대응하는 방어 수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 즉시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라며 남성들의 성관계 인식을 비난한다.

강선우 의원실의 남성보좌관 역시 필자와 통화 과정에서 성관계를 반드시 녹음해야 하는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범죄 처벌이 강화되는 것에 남성들이 불만을 표하거나 펜스룰로 대응할 때마다 페미니스트들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여성들의 주장이다. 이는 살인이나 폭행을 하지 않을 사람이 살인죄와 폭행죄의 처벌이 강화된다 한들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단순하고 무지한 논리다. 당연히 세상 일은 그렇지 않다.

그런 논리라면 여성은 무고죄 수사를 받으면 안된다는 페미니스트에게 똑같이 반박할 수 있다. “여성들이 무고를 하지 않는다면 무고죄 수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반성폭력운동가인 여성 페미니스트는 언론과 인터뷰에 “법안에 대한 일부 남성들의 반발에 대해 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녹음을 막으면 강간범이 될 수 있다는 공포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이들 중 누구도 여성들을 향해서는 녹음 때문에 공포를 느낀다면 그런 성관계는 하지 말라고 비난하지 않는다.

성관계를 몰래 녹음하는 행위는 직관적으로 나쁘고 거부감이 든다. 다른 사안과 달리 비동의녹음죄에 일부 남성들이 동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하는 남성들이 느끼는 공포 또한 비이성적인 건 아니다. 성별 관련 이슈가 논란이 될 때마다 우리 사회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현실적으로 느끼는 공포를 함께 이해하자고 하기보다는, 여성의 공포는 해결해야 할 문제로 삼아 남성 처벌을 논하고 남성의 공포는 무시하거나 오히려 비난을 가해왔다. 이런 상황은 공정하지 않다.

남성들이 두려워하는 건 성범죄를 저질렀을 때 강화된 처벌을 받을까봐가 아니라, 성범죄의 기준이 모호해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몰리거나 처벌을 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성관계는 성적본능이라는 특성상 남녀모두 완벽한 이성적 통제하에 행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간적 신뢰가 형성되기 전 충동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성관계 후 인간적 신뢰를 쌓아가는 경우도 흔하다.

남녀간 성적 상호작용의 다양한 형태를 고려하지 못하는 건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미성숙한 태도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도덕군자같은 말로 타인의 권리를 아무렇지 않게 탈취하려 한다.

 

왜 이런일이 계속 벌어질까?

오늘날 페미니즘은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이용해 남성에 대한 성적 통제권을 완벽하게 가지려 한다. 남성의 성적욕망은 가장 방어하기 어려운 영역이 되었다. 이번 비동의녹음죄는 페미니스트 스스로도 인정했듯 피해사례가 빈번하게 등장하거나 문제가 된 상황이 아니었다. 선제적 입법 사례다.

여성운동계는 우선 공포를 내세워 폭력이라 규정하고 이를 처벌하는 수순으로 운동을 벌여왔다. 무고죄 수사를 여성에게 적용하지 말라고 요구할 때 가장 먼저 들고나온 명분도 “여성들의 공포”였다. 무고죄는 몇년에 걸쳐 운동을 벌인 끝에 제도화에 성공했지만 이번 녹음죄는 그런 과정 없이 불쑥 입법이 되었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이 우월적 지위에 서는 데 장벽이 되는 모든 것을 하나하나 없애려 한다. 고통 호소하기와 피해자되기 전략은 유력한 무기다. 위력에 의한 간음죄에서 ‘위력’을 행위가 아닌 ‘신분’ 자체로 왜곡하고, 무고죄예외적용은 입법불발을 행정지침으로 강행했다. 이제 녹음이라는 유일한 합법적 증거마저 무력화시키려 한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여성의 요구에만 편향적으로 반응하는 정치인은 많고 비판적인 견제세력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들이 법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하면 즉각 수용한다. 정치권은 지금 성범죄 재판이 무죄추정이나 증거재판 주의를 잘 지키고 있고 문제가 없다는 전제에서 입법안을 내고 있다. 이들은 성인지감수성, 피해자중심주의로 수사기관과 사법기관 모두 신뢰를 잃고 있는 현실을 간과한다.

일반 여성들 또한 어쨌든 여성에게 유리하므로 페미니스트들의 위헌적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고 지지한다. 반복되는 성범죄 뉴스는 여성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강화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성범죄자로 몰렸을 경우 남성에게는 방어할 방법이 없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남성은 강간+녹음죄 또는 강간 빠지고 녹음죄만 받느냐는 선택지밖에 남지 않게 된다.

둘 중 하나만 적용받는다 해도 성범죄자가 되고 만다. 한쪽 성별에는 무한대의 면책과 통제권을 주고 한쪽엔 자유권이 없는 노예의 삶을 지운다. 적어도 성범죄의 영역에서 남성은 법률적으로 동등한 지위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권리의 편에서 사안을 바라보자

어떤 한심한 설정이나 심리적 불쾌감을 걷어내고 권리의 편에서 판단해보자. 살인하는 사람은 매우 적으므로 처벌 확률은 낮지만 그렇다 해서 살인죄의 법적 영향력과 의미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사실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을 내 주변에서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살인죄를 입증할 길을 막아버리는 건 다른 문제다.

왜 성관계를 녹음하느냐는 힐난은 사실적으로 발생할 확률이 적거나 없으면 법적 자유가 확보됐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법적인 규범으로서의 자유와, 사실적인 자유가 축소될 사실적 가능성(현실에서 법적 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생각)을 혼동하면 안 된다.

현실에서 정상적인 관계라 할지라도 여자가 고소만 하면 성범죄자가 되기 쉬운 세상에서 남성의 자유는 제한된다. 자유인으로서 나의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은 개인에게 보장된 자유권의 행사다.

또한 법적인 자유와 사실적 자유는 언제나 상호작용으로 영향을 끼친다. 살인죄가 금지되지 않았다면 사실적으로 살인을 저지를 확률은 당연히 높아진다. 녹음마저 불법화하면 남성들이 무고한 성범죄자가 될 확률 또한 높아질 것이다. 개인이 곧 독립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라면 그러한 관계를 고려해서 한명이라도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성범죄를 포함해서 여성과 관련된 정책에서 이들은 여성인권이라는 대의를 위해 일부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는 건 어쩔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권리의 단위는 개인이지 성별집단일 수 없다. 개인의 권리는 특정한 범죄영역에서는 유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데올로기나 사람의 편이 아닌 권리의 편에서 사안을 바라보면 문제의 본질과 해결책이 보인다.

비동의녹음죄 입법안은 철회되어야 한다.

비동의녹음죄 발의 의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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