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스플레인 6회는 이른바 '애호박 대첩', '애호박 게이트'라 불린 유아인 사태를 다뤘습니다.
트위터에서 무명의 유저와 주고받은 농담 한마디가 일파만파 커져 페미니스트의 공적이 된 유아인.
그가 정말 잘못을 저질렀는지, 잘못이라면 무엇이 잘못인지, 아니라면 그가 왜 비난을 받았는지, 이 사태에서 우리는 어떤 문제들을 봐야 하는가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첫째, 공인과 공적인물의 범위, 이들의 책임과 의무는 어디까지인가입니다.
연예인에 대해 공인으로서 책임을 지라는 논리를 많이 봅니다.
본래 공직자를 의미하던 공인이라는 개념이, 지금은 유명인까지 범위를 넓혀 당신은 공인이니 권리의 침해를 감수하라고 요구합니다.
연예인은 공인이라기보다는 공적인물에 해당하며, 이들에게 공인으로서 책임감을 요구하며 권리 침해를 감수하라고 하면, 대중의 관심이라는 자의성에 의해 동료시민이 부당한 취급을 받게 됩니다.
둘째, 권력관계라는 구도입니다.
연예인을 공격하는 대중은 힘없는 일개 네티즌 대 권력을 가진 유명인이라는 구도를 만들어 권력관계를 강조하며 자신을 정당화합니다.
그러나 온라인 시대에 소비대중을 직접 만나는 연예인들은 그 구도에서 강자일 수 없으며, 오히려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신 취약계층입니다.
권력관계란 평면적으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셋째, 유아인이 일관되게 주장했던 '온라인 마녀사냥'의 폭력성 문제입니다.
유아인에 대한 넷페미니스트들의 온라인 공격은 양과 질 두 측면에서 심각했습니다.
이를 단순하게 연예인 관련한 가십으로 넘어가서는 안되는데 오히려 이 폭력을 지지하고 더 강화하는 존재가 있었습니다.
바로 진보논객과 진보매체들입니다.
이것이 네 번째 논점입니다.
애호박 사태에서 진보적인 논객들과 매체들은 일제히 유아인을 비난하며 그를 반여성주의자로 공격했습니다.
한낱 에피소드에 불과한 사건을 이렇게까지 키워 유아인을 공격하는 이유는 뭘까요?
-우선 그들 자신이 페미니스트라서 그렇습니다.
-여성문제는 연성뉴스이면서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날마다 온라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들을 보도하면서 자신과 매체가 지향하는 인권, 성평등, 약자의 권리 같은 것으로 명분을 삼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는 이들이 가진 선민의식과 엘리트주의입니다.
자신들이 인권감수성 높고, 젠더의식이 높다는 자의식으로 대중을 가르치려 듭니다.
유아인에게 맨스플레인을 시전한 것은 다름 아닌 그들 자신입니다.
이들이 유아인을 공격하는데 쓴 '맨스플레인(mansplain)'이라는 용어의 개념과 오남용의 문제도 같이 다뤘습니다.
애호박 대첩에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진보가 지금 서 있는 자리입니다.
온라인 마녀사냥과 대중의 폭력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제동을 걸던 세력은 진보였습니다.
과거 '개똥녀 사건', '루저녀 사건'들에서 대중들이 무차별한 신상털이와 비난으로 한 개인을 공격할 때 설사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해도 이런 식의 마녀사냥은 안 된다고 인권의 개념을 지켰던 진보가, 유아인 사태에서는 "여성들에게 공격 당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어쨌단 말인가?" 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진보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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