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무나 고소하고 싶어서' 고소하는 여성, 잡혀가는 남성: 성인지감수성의 나라

이선옥 승인 2021.10.01 17:56 | 최종 수정 2024.07.01 14:53 의견 0

어느날 기분이 안좋은 어떤 여성의 앞에 서 있다가 당신이 당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한 남성이 출근길 지하철에 서서 휴대폰 게임을 했다. 그앞에 앉아있던 여성은 유독 기분이 안좋던 차 앞에 서서 손의 땀을 옷에 닦는 남자의 행동이 거슬렸다. 그녀는 이 남성을 3초가량 몰래 촬영해 지하철수사대에 신고했다. 신고내용은 자신의 앞에서 성기를 15초간 만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촬영된 장면은 단지 휴대폰게임을 하는 남자의 상반신 모습이었다. 수사대는 남자를 수사했는데 CCTV확인을 통해서도 게임하다 옷자락에 땀을 닦은 외에는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하자 사건을 종결하는 게 아니라 잠복수사까지 해서 남자의 혐의를 찾아내려한다. 결국 실패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기까지 이 남성은 게임회사에 접속기록을 제출하고, 범행사실을 인정하라고 유도하는 심문을 받아야 했고, 모욕스러운 질문들에 답해야 했다. 무엇보다 갑자기 수사기관에서 고소당한 사실을 통보받았을때의 놀라움과 두려움은 상상 이상이다.

반면 이 남성을 고소한 여성은 남성에게 사과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날 하루가 다른 것으로 너무 신경 쓰여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누가 앞에서 상의부분을 손바닥으로 만져서 신경이 쓰이는 행동 하나가 불쾌해서 누구 한명을 그냥 고소하고 싶어서 아무런 이유없이 신고를 하게 됐었다. 남자의 인생을 망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링크: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제보사례)

이 여성은 반드시 무고죄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단순하게 무고범 하나를 처벌하는 것으로 끝내지 말아야 할 문제들이 있다.

첫째. 어떠한 제도든 잘못 설계되면 이를 악용하는 인간들이 반드시 있고, 이는 그 제도를 설계한 자들의 책임이다.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이 여성의 진술을 증거 이상으로 취급하는 사회에서 여성들은 금전이든 기분이든 자신에게 이롭게 작용하는 무고의 유혹을 제어하지 못한다.

둘째. 어떠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는 실적을 쌓는 게 우선이다. 지하철 성범죄 전담수사기구가 그 예다. 고소된 해당 장면에 범죄혐의가 없음이 입증되었다면 수사를 종결하고 오히려 무고의 혐의를 수사해야 할 경찰이 어떻게든 남자의 범죄를 입증하기 위해 잠복까지 하는 무리한 수사를 한다. 수사력의 낭비이며 무죄추정의 원칙도 어긴다. 이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시민의 권리보다 실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라고 기구를 만들면 그런 행위들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셋째. 무고범죄는 형량을 높여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무고범죄 자체를 유죄로 인정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것이 가장 문제고, 어렵게 인정되더라도 죄질에 비해 그 형량이 책임비례의 관점에서 극히 약한 것이 그 다음 문제다.

특히 성범죄에 관해 여성무고자들의 형량은 남성이 성범죄 혐의를 받은 데에 대한 피해에 비교하면 너무 낮다. 최근에도 사귀던 남성을 준강간혐의로 고소한 무고피의자 여성에게 법원은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준강간 혐의는 요즘 징역 3년 이상을 선고받는 중범죄다.

넷째. 이러한 세상을 만든 데에는 페미 진영의 책임이 절대적이다.

성범죄의 형량은 높아지는데 무고처벌은 관대하다. 오늘날 이러한 현상은 페미 진영의 압박에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이 모두 숙고 없이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여성계는 성범죄 사건에서 여성에 대한 무고혐의 수사를 적용하지 말라고 요구해왔다.

여성들이 마음놓고, 어떠한 장벽도 없이 성범죄를 신고할 수 있도록 무고죄를 없애라는 것이다. 2018년, 대검찰청과 법무부는 이를 전격 수용해 수사매뉴얼을 바꿨다. 성범죄 사건에서 무고죄로 고소를 하면 무고수사를 유예한다는 것이다.

이를 주도한 당사자가 권인숙 의원이다. 이 조치는 남성들을 사실상 법적 지위에서 2등국민인 존재로 만들었다. 여성들이 그냥 기분이 나빠 누군가를 고소하고 싶을 때 사기죄나 폭행죄로는 고소하지 못한다. 하지만 성희롱, 성추행 등 성범죄는 가능하다.

진술만으로도 유죄 판결이 가능하고, 여성에 대한 무고 의심을 하지 않으며, 유죄추정이 작동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이런 세상을 만든 데에 대해 페미 진영은 책임감이 없다. 있다면 애초 그런 요구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중 한 기관이라도 원칙을 지켰다면 이런 정도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대선 국면에서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윤석열 후보는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 시절 무고수사를 유예하는 수사매뉴얼을 집행한 책임이 있다. 최근에는 페미 진영이 거짓으로 조작한 성범죄 통계로 자신을 비난하자 범죄를 관장한 검찰의 수장이었던 사람으로서는 부적절하게 이를 검증조차 하지 않고 무조건 사과부터 하는 태도를 보인다. (관련글 링크)

민주당은 어떨까?

무고죄를 적용하지 말라고 대검찰청을 압박해 수사매뉴얼 개정을 관철해낸 주역은 민주당의 권인숙 의원이다. 지금 그녀는 이재명 캠프의 상황실장으로 합류해 활발하게 뛰고 있다.

페미니스트 채널에 출연해 '국방장관이 된다면?' 같은 주제로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동료시민의 권리를 빼앗고, 남성을 법적으로 2등국민으로 만든 공을 쌓아 여성 국방장관이 되고 싶은가?



권인숙 의원은 여성정책연구원장 시절 무고죄 수사유예 지침을 만들어낸 책임자다.
무고 피해를 호소하는 남성시민의 목소리는 어떠한 수사기관, 사법기관도 경청하지 않는다.

무고 피해는 남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동료시민의 문제다. 한 가족의 가장, 남편, 아들, 혹은 누군가의 연인이 성범죄자로 몰리는 건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고통을 남긴다. 지금도 대선 후보들은 모두 성범죄에 대한 엄단만을 경쟁적으로 말할 뿐 이러한 피해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사회가 됐다. 대검찰청과 법무부의 무고죄 수사유예지침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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