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은 인어공주를 할 수 없다는 주장만큼,
흑인 캐스팅 비난은 곧 인종차별이라는 규정 또한 편견에 기대어있다.
주간경향 연재-8(원본링크)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실사판 영화에 흑인 여배우가 캐스팅 된 후 논란이 일었다.
원작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배우를 접한 팬들은 당혹스러워하고, 나의 인어공주가 아니야(#NotMyAriel)라는 해시태그로 불만을 표하는 움직임도 있다.
원작이 있는 애니메이션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될 때 팬덤과 고증세력이 원작 일치 여부를 논하는 일은 흔하다.
다만 이번 논란은 덕후들 사이의 논쟁이 아니라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운동이 가세한 특징이 있다.
PC운동은 편견에 기댄 표현을 조심해서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없애려는 행동이다.
대중문화는 표현의 영역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므로 늘상 이 운동의 타깃이 된다.
인종, 성별, 종교 등의 표현에서 편견을 적발하는 동시에, 정치적으로 올바른 작품의 제작을 압박한다.
디즈니는 ‘다양성은 우리의 핵심전략’이라며 PC주의를 적극 수용 중이다.
이번 캐스팅 비판여론에 대한 대응도 이 운동의 관점에 기반해 있다.
디즈니가 SNS에 올린 입장문은 “불쌍하고 불행한 영혼들을 위한 공개편지”라는 문구로 시작해, 캐스팅 이유를 언급하며 “이렇게까지 설명했는데도 캐스팅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당신들 문제"라고 끝맺는다.
대중문화 콘텐츠 제작사가 작품의 팬이 포함된 대중에게 고압적인 태도로 조롱하는 흔치 않은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