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페미기사 보도체크2: GS25 남혐논란이 '광기'라는 미디어오늘

이선옥 승인 2021.05.21 21:49 의견 0

페미니즘과 관련됐거나, 페미니스트 기자들이 쓴 기사 가운데 하나를 골라 보도 체크를 자세하게 해보겠습니다.

그간 보아온 페미니즘 관련 기사들은

왜곡하기 / 과장하기 / 논점 이탈하기 / 갈등 증폭시키기 / 검증 없이 보도하기 / 비윤리적 취재 / 인터뷰이 돌려막기로 여론 조작하기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위 문제들에 해당하는 보도를 선정해 페미 기사 검증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페미 기사야말로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두번 째 보도체크는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의 기사입니다.

  보도체크 2편: <미디어오늘> 2021년 5월 19일자.

노지민 기자(jmnoh@mediatoday.co.kr)의 기사
'GS25 남혐 논란’, 존재하지 않는 가해자 찾기 위한 광기 [비평] 언론, ‘남혐’ 논란 스포츠처럼 중계…‘젠더 갈등’ 함부로 쓰면 안 돼   본문1  

체크1: 제목부터 선정적

미디어오늘이 GS25 남혐손가락 논란 관련 보도를 비평하는 기사를 썼다. "‘GS25 남혐 논란’, 존재하지 않는 가해자 찾기 위한 광기" 제목부터 선정적이다.

미디어오늘은 이 논란을 '존재하지 않는 가해자 찾기 위한 광기'라 규정하고 들어간다.

그렇다면 이 비평기사의 합리성은 GS25 논란이 가해자를 '색출'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왔는지와 '광기'라 불릴만큼의 기세와 내용이었는지로 입증될 수 있다. 그런데 제목에서는 남혐 논란 자체에 대해 광기라 규정한 것으로 읽히고, 부제는 언론보도에 대한 비평으로 읽혀 주제목이 가리키는 '광기'가 논란 가담 소비자들인지, 언론보도인지 혼란스럽다.

여기서부터 이미 실격이다. 해당 기사는 첫 문장부터 일부 언론이 갈등을 부추겨 중계하며 혐오장사를 한다는 비난으로 시작한다.

제목의 '광기'가 가리키는 말은 언론보도로 추정된다.

기자는 ‘GS25 남혐 논란’이 무분별한 낙인찍기라고 규정하고 들어가는데 그 이유는 아직 설명 전이다.   체크2: 일베와 엮어 폄훼하기 본문: "문제를 제기한 이들은 이 손 모양을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이용자들의 ‘인증’과 동급으로 취급했다.

줄여서 ‘일베’로 불리는 이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고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특정 인물을 조롱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유포하거나, 손가락으로 ‘ㅇㅂ’ 모양을 만들어 찍은 인증샷 또는 이 표식을 몰래 심은 각종 로고·문양을 유포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연인 몰래 ‘여친 인증’ 게시물을 올리거나 불법 촬영물을 공유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기자는 GS25 손가락 표식이 일베 이용자들의 인증행위와 동급으로 취급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사건과 관계없는 일베의 불법촬영같은 범죄행위를 은근슬쩍 엮는다.

GS25 메갈 손모양이 일베의 인증과 동급으로 취급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 메갈은 일베와 동급으로 엮으면 안 된다는 법조항이라도 있는가? 일베의 범죄행위를 이 사안에 엮는 의도 또한 악의적이다.

문제제기자들을 패륜혐오집단이라 규정된 구성원과 동질한 부류로 엮어 폄훼하고 주장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의도다.  

체크3: 사실 왜곡과 페미니즘 논리 받아쓰기

본문: "엄지와 검지로 무언가를 집어 드는 행위는 너무나 일상적이다.

특정 커뮤니티에서 의도적으로 이 문양을 유포하고 인증하는 오락성 행위가 사회적 문제로 비화했다거나, 사회적 약자·소수자를 두려움에 내모는 배제 효과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여성학계에서는 이런 행위가 여성 혐오에 대한 미러링을 비롯해 ‘페미니즘’을 무력화하기 위한 ‘백래시’(backlash)라 규정했다."
기자는 메갈이 손가락 인증을 오락성 행위로 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면서 일상성을 언급한다.

엄지와 검지로 무언가를 집는 건 일상적이어도 물건 없이 손가락 모양만을 로고와 상징으로 사용한 집단은 특정된다.

여기서 일상성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일상성을 들고 나오는 자체가 물타기에 해당한다. 그러면서 오락행위에 불과했을 뿐 사회문제가 됐거나 소수자를 배제하지 않았으므로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을 편다.

기자 자신이 이미 메갈의 손가락 인증에 대해 가치판단을 완료했으니 남혐논란을 무분별한 낙인찍기라 보는 것이다.

객관적 사실관계를 무시하고 주관적 판단에 따른 기사를 쓰니 사실왜곡이 이어진다. 메갈은 탄생부터 '한남소추 조롱'을 상징으로 삼아 손가락 인증행위를 시작했고 이는 사회적 문제가 됐다.

혐오와 조롱행위로 인식돼 남성들과 갈등했고, 미러링 행위에 대한 논란이 일었으며,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미러링은 잘못된 방식이라 지적해왔다.

이것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된 게 아니라면 대체 어떤 수준이 사회적 문제인가? "사회적 약자·소수자를 두려움에 내모는 배제 효과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는 말도 논리라 할 수 없다.

어떤 행위가 혐오와 조롱을 상징하고 구성원들끼리 갈등을 일으키면 그 자체로 비판받을 일이지, 약자소수자를 배제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는 논리는 대체 어떤 근거에서 나오는가? 오락행위이고 두렵게 하지 않았으므로 문제가 없다면, 일베의 손가락 인증은 누구를 두렵게 하고 배제해서 문제 삼았는가? 페미 진영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쓰기하는 문제가 이 기사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여성학계에서 이를 백래시로 규정했든 말든 페미니즘은 백래시의 대상이 되면 안 된다는 법같은 건 없다.

잘못된 사상은 반격을 당하고 도태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페미니즘과 미러링을 절대선으로 규정하고 백래시를 악으로 취급하는 이런 논리는 페미니스트 기자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반지성적 태도다.

언론인으로서 스스로 사고하고 논리를 갖추려는 노력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  

체크4: '색출', '광기', 부정적인 프레임 씌우기

본문: "그러나 이 ‘메갈 색출’은 언론 보도와 함께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GS25를 넘어 패션 브랜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일부 연예인,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포스터까지 ‘색출’ 대상이 됐다.

불매 운동을 우려한 기업들은 줄줄이 사과했다.

심지어 경찰도 홍보물을 둘러싼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해당 자료를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존재하지 않는 가해자를 찾기 위한 광기가 이어지는 동안, ‘우리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라고 선언하는 사례가 연이어 등장했다."
기자는 GS25 논란을 메갈 '색출'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으로 규정한다.

사건의 발단이 된 GS25 포스터 논란은 애초 색출작업으로 걸린 게 아니라 이벤트 홍보물로 등장한 포스터의 기이한 표현이 눈에 '띈' 것에서 시작됐다.

그 이후 수정할 때마다 납득할 수 없는 표현이 계속되자 의심을 품게 됐고, 자연스럽게 다른 홍보물들까지 확인하면서 논란이 확장됐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경찰청, 국방부, 지자체까지 맥락상 어울리지 않는 손가락 표현이 반복되는 것을 발견했고,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기 시작했다.

메갈 색출이 아니라 기업의 홍보물 안에 포함된 남성혐오 표현에 대한 대중적인 확인작업이 처음 진행된 것이다.

문제 제기자들은 기업측의 해명과 조치를 요구했다.

기자가 '색출'이라는 선정적인 단어로 이 행위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자체가 여론을 오도하는 것이다. 기업은 이윤을 위해 움직이는 조직이고, 소비자들의 요구에 대해 반응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다.

기업들은 의도와 상황을 구분해 대처했고, GS25는 대표자의 사과가 있었지만 이후 대처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중이다. 소비자 운동의 외형으로 기업을 압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미디어가 짚어볼 만한 사안이다.

그간 여성혐오 논란에서 미디어오늘이 그런 관점의 보도를 해왔다면 이와 같은 주장이 조금이라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본문: "언론은 무얼 했을까.

처음 GS25 포스터 논란이 제기되고 포스터가 일부 수정됐던 지난 1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준 보도는 UPI뉴스, 제민일보 정도였다.

그러나 포스터가 수정되고 GS25가 사과문을 낸 2일에는 오히려 논란이 증폭됐다.

일부 온라인 매체, 경제지, 통신사들은 ‘남혐논란’을 제목에 붙여 ‘커뮤니티 받아쓰기’를 일삼았다.

이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SNS에 공유하자 그 역시 ‘뉴스’가 됐다."
본문: "다음날인 3일엔 국민일보, 세계일보, 조선일보를 비롯한 ‘주류’ 매체들이 가세했다.

경제 매체와 통신사들은 ‘GS25, 남성 혐오 논란에 주가 하락’과 같은 기사를 쏟아냈다.

GS25 후속 조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듯한 제목의 보도들은 자체적인 취재와 진단이라기보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불만을 확대·재생산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포스터 수정과 기업측의 사과문이 나온 후 논란이 증폭됐다고 한다.

정치인의 공유도 뉴스가 됐다.

기업의 대표가 직접 사과를 했으니 사건이 됐고, 사건을 보도하는 건 언론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또한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사건이므로 커뮤니티의 반응을 전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사건을 보도해 온 관행은 이전에도 존재했다.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기업의 주가가 하락했다면 이 또한 경제 매체들로서는 충분히 보도할 만한 사안이다.

이러한 현상이 과연 '광기'라 불릴만한 상황인가?   체크5: 페미니즘 논리 받아쓰기 본문: "조윤성 GS리테일 사장마저 사과한 4일엔 ‘성 대결’ ‘젠더 갈등’ 등 이른바 ‘VS(편가르기) 저널리즘’이 본격화했다." 성별 대결을 성별 대결이라 부르면 안 되는가? 남성혐오 논란은 그냥 생겨난 일이 아니라 그간 계속돼온 여성혐오 '사냥'에 대한 반격의 성격이 크다.

온라인 성별갈등의 진지인 남초 커뮤니티와 여초 커뮤니티 간에 GS25 사태를 두고 대립상황이 이어졌다.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GS25 불매운동을 벌였고, 여초 커뮤니티는 사장이 사과하고 수정했다는 이유로 다른 의미에서 불매 운동을 벌였다.

이를 성별갈등으로 보도하는 게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없는 갈등을 언론이 조장했나? 적어도 이 사안에서 언론이 성별대결을 조장한 편가르기 저널리즘을 본격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왕에 존재하는 갈등을 흥미위주로 다뤘다는 평가라면 동의할 수 있지만, 언론의 보도로 편이 갈라진 게 아니라 이미 만연한 갈등을 따라갔을 뿐이다. 기자가 편가르기 저널리즘의 예로 든 두 기사 "손모양 갖고도 시비거는 性 대결…기업·경찰도 손들어(조선일보) △GS25 남성 혐오 논란에 이준석 “정신 나간 것” VS 진중권 “소추들의 히스테리”(세계일보)는 제목의 선정성 면에서 문제라 볼 수는 있다.

지금 기자 자신이 '광기'라 붙인 이 기사의 제목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 비평기사의 더 큰 문제는 아래 본문2 대목에 있다.   본문2

체크6: 전제의 오류, 이념 집단의 논리를 판단의 기준으로 적용하기

본문: "‘남혐’이라는 용어 사용을 지양하고 사태를 분석적으로 접근한 언론은 소수에 불과했다.

이번 현상을 ‘백래시’라는 관점으로 분석하거나, 경찰의 섣부른 사과가 미친 영향을 분석한 보도는 경향신문, 한겨레 정도였다.

이후로는 국민일보, 한국일보 등의 분석 기사가 일부 이어지고 있다."
주관적 편향을 객관적 기준인양 포장하면서 전제부터 오류에 빠지는 대목이다.

기자는 남혐이라는 용어사용을 지양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남혐 코드 자체가 논란이 된 사건에서 남혐이라는 용어사용을 지양하는 기사가 성립가능한가? 남혐을 남혐이라 부르는 건 안 되고 여혐은 된다는 주장일까? 기자가 칭찬한 매체의 사례를 보자.

노지민 기자는 이번 현상을 '백래시' 관점으로 분석하거나, 경찰의 섣부른 사과가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며 경향과 한겨례를 칭찬한다. 한겨레는 "GS25 손가락 모양이 남성비하? 그럼 집게로 음식 집나?"는 보도로 이미 사태 초기부터 편향성을 드러낸 매체다.

남혐은 성립할 수 없고, 이런 항의는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이므로 문제라고 쓰면 분석적인 것이고 잘 한 일인가? 기자에게 묻고 싶다. 백래시라는 관점으로 분석한 게 왜 잘한 일인가? 이 사태가 백래시라고 주장하는 세력은 페미 진영 뿐이다.

한 이념집단의 기준이 그대로 어떤 사안의 옳고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인가? 백래시를 말하는 사람들의 말에서 '페미니즘 비판하면 백래시'라는 주장 외에 어떠한 분석행위가 존재하는가? GS25 사태는 성별갈등의 관점으로도, 소비자 운동과 기업의 대응이라는 측면으로도, 새로운 사회갈등에 대한 분석으로도 다뤄질 수 있다.

기업의 주가가 떨어진 현상을 가지고 젠더갈등이 기업 운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도 가능하다.

비평을 하기 전에 오직 페미 진영이 주장하는 백래시 관점 분석에만 집중하는 자신의 편향성을 먼저 돌아볼 일이다. 특히 모범사례로 제시한 한겨레와 경향은 그동안 여성혐오 사냥을 꾸준히 선도하며 성별 갈등을 증폭시킨 매체들이다. 2015년부터 여성혐오 반대 운동과 더불어 메갈리아의 탄생이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에 처음으로 '여혐 사냥'이 조직적으로 행해졌다. 온라인에 진지를 두고, 오프라인 여성단체와 진보매체들의 지원을 확보한 이들은 방송, 웹툰, 광고, 영화, 드라마, 예능, 기업의 상품, 책, 정부 홍보물 등 사회의 모든 곳에서 여혐 '색출'을 시작했다.(색출은 이럴 때 어울리는 말이다.) 페미 진영의 매체들은 색출된 여성혐오와 여성혐오자를 보도해 사회적 낙인을 찍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여혐 혐의로 하차하거나 타격을 입었다.

기업들은 사과했고, 광고를 삭제하거나 잡지를 폐기하고, 표현물을 수정했다. 이번 GS25 사태는 처음으로 남성혐오 표현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이 문제를 제기해고, 남녀를 떠나 혐오표현이 기업의 리스크가 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어떤 갈등이든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 또한 환기시켰다.

갈등을 만들기보다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어야 할 사안이다. 한겨레와 경향은 여성에게만 편파적인 보도로 성별갈등 사태를 끝없이 확산하고 악화시킨 책임이 있는 매체들이다.  

체크7: 다른 사례 섞어 논점 흐리기와 과거의 자신과 싸우기

기사의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면서 기자는 논점을 이탈하기 시작한다.

남혐 관련 보도가 193건으로 늘었다는 건 남혐이 사회문제가 됐다는 근거일테니 문제랄 게 없다.

노 재팬 포스터를 패러디해 노 지에스 포스터를 만든 것은 기왕에 존재하는 밈을 활용하는 인터넷 문화의 특성이다.

온라인에서 특정 대상을 압박해 그 위세로 실력행사를 하는 문화는 계속 존재해 왔다.

이를 문제삼을 수는 있으나 문제는 이번에만 '과열'이라고 규정하는 기자의 편향성이다. 이번 GS25 사태는 그간 페미진영에서 해온 여혐불매 운동과 다를 바가 없다.

여성혐오를 쟁점화해 응징하는 승리의 역사를 반복해 온 건 누구인가? 특정 기업이나 사람을 압박해 퇴출시키고, 사과를 요구하고, 삶에 타격을 입히는 응징 운동이 수년동안 계속됐는데 그 때는 왜 이런 문제의식이 없었는가? 노지민 기자가 이전에 쓴 기사를 보자. 기안84 여혐 논란을 중게한 노지민 기자의 기사   기안84의 웹툰 중 한 장면이 여성혐오라며 인터넷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페미 진영이 일제히 공세에 나선 일이 있다.

이들은 네이버 본사에 찾아가 시위를 벌이며 "기안 84의 연재중단과 혐오장사 중단"을 요구했다.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기안84 퇴출과 방송하차, 네이버 댓글과 평점테러 운동을 벌였다. 작가는 해당 장면에 대해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해명과 사과를 하고 수정했으나 이들의 퇴출요구는 계속됐다. 노지민 기자는 GS25 사태에서 그런 의도가 아니었지만 수정조치 했고 사장의 사과가 있는데도 언론이 커뮤니티 의견을 받아쓰기 하고 갈등을 중계한다며 비판했다.

기안84 사건은 사과와 해명, 수정조치를 마쳤는데도 왜 계속 '중계보도'를 했는가? 페미 진영은 그 사건을 놓지 않고 쟁점으로 만들어 이어갔다.

사안이 계속되면 언론은 보도할 수 있다.

미디어오늘도 기안84 사건을 세차례나 기사로 다뤘다.     여혐 논란 보도에는 없던 문제의식이 왜 유독 남혐 논란에만 가동되는지 자신과 자사의 옛 보도를 통해 점검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자신의 말대로 사안의 의미와 경중도 다른 사례들을 엮어 왜 남혐 논란을 부정적인 것으로 폄훼하려 하는가? 그리고 이 지점까지도 기자가 말한 '광기'에 부합하는 사례는 등장하지 않는다.  

체크8: 편향된 전문가를 동원해 이념집단의 논리 반복

노지민 기자는 GS25 보도를 비판하기 위해 전문가 세 명을 동원한다. 본문: "김수진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장은 “젠더갈등을 조장하는 보도들이 흐름을 타고 있다”며 “단순한 가십성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해 적절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문: "정영희 고려대 언론학 박사는 “일련의 보도가 대중의 관심을 부정적 방향으로 증폭시켜 페미니즘 백래시를 부추기는 선동의 결과를 만들어버렸다”며 “일반인들의 평범한 제스처에 갈등적 의미를 부여해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위축시킨 보도행태는 오늘날 언론이 윤리적으로 심각하게 추락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비판했다.

‘커뮤니티발’ 보도에 대해선 “진실여부와 책임을 불특정 집단의 탓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책임회피 방식”이라 꼬집었다."
본문: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 소장은 “언론이 상업적 키워드로서 ‘여성과 남성의 대결’이 ‘잘 팔린다’는 학습이 된 것 같다.

이 행태가 정상적인가를 논의해야 하는데 중계식 보도만 이어진다면 공론장이 쓸 데 없는 내용으로 뒤덮이게 된다”고 봤다.

이어 “사인의 인권이 중요한 것처럼 기업도 억울한 피해를 보도록 해선 안 되는데 이를 구경하고 방조하고 부추기는 보도는 결과적으로 논란에 가담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김수진 언론노조 성평등위원장은 이 사태를 이미 '젠더갈등을 조장하는 보도들'이라고 전제한다. 정영희 박사는 '페미니즘 백래시를 부추기는 선동의 결과'라고 분석한다.

페미니즘은 백래시를 당하면 안되는 절대적 선의 존재일 때 성립되는 비판이다.

정영희 박사는 메갈의 손가락 상징으로 불거진 남성혐오 표식에 대해 '일반인들의 평범한 제스처',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위축시킨 보도'라 규정한다.

이번 보도들로 메갈의 남성혐오 표식행위가 위축된 상황을 가리켜 언론이 윤리적으로 심각하게 추락했다고까지 한다. 일반인들이 저런 손모양을 사용하는 게 평범한 제스처인가? 또한 남성혐오 표현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위축시키는 행위라면 일베의 손모양도, 나치의 경례법도, 인종비하 제스처도 문제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펴는 주장이라면 오히려 더 나은 논쟁이 가능한 문제의식이고 환영할 견해다.

그러나 페미니즘 백래시 선동이 문제라는 전제를 편 상황에서는 편파적인 논리전개로 보일 수밖에 없다. 커뮤니티발 보도가 책임회피라면 그동안 이어진 트위터, 워마드, 메갈리아 페이지, 여초커뮤니티발 여성혐오 기사들에 진즉 적용됐어야 한다. 김언경 소장은 공론장의 의미를 말한다.

미디어오늘은 2016년 메갈리아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 지면에 찬반논쟁을 보장했던 유일한 매체다.

그 이후 페미니즘 관련 사안에서 공론'장'의 역할을 한 매체는 없다. 김언경 소장의 말대로 사인의 인권도 중요하고, 기업도 억울한 피해를 보도록 해선 안 된다.

그러나 김소장이 민언련의 대표로 있었을 때 그 자신과 민언련이 여성혐오 보도에 보였던 태도는 이와 달랐다.

민언련은 여성혐오와 표현의 자유 문제가 대립될 때, 과열된 혐오사냥으로 갈등이 게속될 때 공론장의 역할을 주문하거나, 기업과 사인의 피해까지 살펴야 한다는 견해를 편 바가 없다.

오히려 여성혐오를 주장하는 보도들을 일방적으로 지지했다.

기업과 사인들은 그 때도 여혐사냥의 피해를 당하고 있었다. 한 배우에 대한 일방적인 미투 폭로로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영화가 개봉을 못할 때, 그 영화에 생계가 달린 동료배우와 스텝, 제작사의 피해를 우려하는 기사가 있었던가? 여성혐의 논란으로 출연을 확정한 방송인들을 퇴출시킨 방송국의 일방적 행태에 프리랜서 노동자의 노동권을 우려한 적이 있었나? 결국 이 기사에 동원된 전문가는 페미니즘에 대한 옹호와 남성혐오 표현 문제제기에 대한 폄훼로 기자의 편향을 강화해주는 역할에 동원된다.

페미니스트 기자들의 모든 기사에서 진영 전문가 돌려막기는 일관되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체크8: 정작 '광기'라 부를만한 일들 

자, 이제 노지민 기자가 언급한 '광기'란 어떤 사례들에 해당하는 말인지 한 번 알아보자. 광기라 불리려면 기사의 양이 광기라 불릴만큼 엄청나거나, 내용이 선동적이거나, 혹은 극단적이거나, 보통의 상식과 규범에 반하는 비이성적 행위에 해당하는 요소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유명 걸그룹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 사태를 떠올려보자. 걸그룹 멤버가 뮤직비디오에 간호사 복장을 한 모습이 특정 직업을 비하하고 여성을 성적대상화 한다는 의견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기됐다.

온라인은 원래 그런 곳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언론이 사건을 키웠다.

간호사 단체와 노조가 성명을 내고, 페미니스트 정치인은 국회 회의석상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기업을 압박했다.

결국 소속사는 사과와 함께 해당장면을 삭제했다. 걸그룹의 뮤비 한 장면에 정치권까지 나서서 기업을 압박할 일인가? 여성 아티스트가 간호사 복장을 한 장면이 5초간 나왔다고 소속사가 사과하고 표현물을 삭제하는 사회가 과연 문화선진국인가? 그러나 창작물에 대한 표현의 자유, 악플세례를 받은 여성 아이돌의 인권, 정치권의 기업 압박 문제 등 다양한 관점의 분석과 논쟁은 없었다.

해당 사안을 접한 외국의 팬들은 이런 논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이었다. 유아인 '애호박 사태'를 떠올려보자. 유아인이라는 남성 연예인이 자신을 언급한 트윗에 답변 식으로 위트있게 쓴 한마디가 여성혐오가 됐다.

트위터 페미니스트들은 일제히 유아인에게 공격을 쏟아냈고 그 수위는 사이버불링에 해당할 만큼 집요하고 악의적이었다. 게다가 오프라인의 페미니스트 필진들은 일제히 유아인을 비난하는 글을 경쟁적으로 실었다. 광기에 가까운 현장이었다.

한 남성 연예인이 순식간에 여성혐오자에 성차별주의자가 됐고, 그가 출연하는 작품에는 보이콧과 별점테러가 이어졌다.

그와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까지 악플세례를 받았다. 나의 아저씨 사태도 빼놓을 수 없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20대 여성과 40대 남성이 서로를 위무한다는 컨셉 때문에 방영도 되기 전에 페미 진영의 융단폭격을 받았다. 이들은 드라마가 시작되고 러브라인이 아님이 밝혀지자 폭력 장면을 문제삼고, 도청장면을 문제삼고, 드라마적 장치마다 시비거리를 만들었다.

아이유라는 배우의 로리타 컨셉 논란을 동원해 배우 개인을 공격하기도 했다. 개그맨 유병재는 나의 아저씨를 잘만든 드라마라고 썼다가 융단폭격을 받고 사과를 해야 했다.

대중이라는 외피를 두른 이념주의자들은 개인의 취향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이례적인 장면까지 만들어냈다. 왜 어린 여성이 남성을 위로하는 존재가 되어야 하느냐는 주장부터, 기득권 아재들의 피해자 코스프레라는 비난, 나의 아저씨가 괜찮다는 당신들 때문에 괜찮지 않다는 억지까지, 드라마 나의 아저씨 사건은 페미니즘의 광적인 검열행각과 여혐사냥의 총체적 본보기로 남았다. 정작 이 드라마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수작이라 평가됐고 아낌 없이 사랑받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울고웃으며 나의 아저씨를 봤고, 지금도 인생드라마라는 호평이 계속된다. 시작도 하기 전 이 드라마에 쏟아진 저주의 융단폭격, 광기란 그럴 때 적절한 말이다. 숙명여대 영어강사 해고 사건을 보자. 숙명여대의 한 영어강사가 자신의 SNS에 미니스커트 차림의 여성사진을 올리며 말했다.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 앞으로는 바닥만 보고 걷겠으니 여대 학생들은 내가 인사 못해도 오해하지 말라는 가벼운 글이었다.

이 개인적 포스팅을 학내 페미니스트들이 문제삼자 학교는 다음학기부터 강의를 중단시키겠다고 결정켰다.

강사에게 강의중단 조치는 해고다. 해당 강사는 성추문 이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포스팅에 대해서도 즉각 사과했다.

그런데도 학교는 해고 조치를 했고, 비정규직의 해고문제에 대해 민감한 어떤 조직에서도 이 사안을 문제삼지 않았다.

진보적이며 친노동이라 불리는 매체들도 이 사건을 노동권 관점으로 바라보는 곳은 없었다. 미디어오늘은 당시 숙명여대 페미니스트의 해고 행위를 옹호하는 기사를 썼다.

미디어오늘은 이 사안에서 노동권이라는 요소가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오히려 해당 강사의 행위를 펜스룰로 규정한 보도들 때문에 강사가 피해자처럼 보일 수 있다며 여학생을 성적대상화한 문제가 본질이라고 보도했다. 노동권 위에 군림하는 페미니즘의 권력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얼마전 검거된 디지털교도소 운영자에 대한 보도도 빼놓을 수 없다. 성범죄자 전용 온라인 교도소를 만들어 개인의 신상과 범죄사실을 공개한 곳이 디지털교도소다.

가톨릭대의 한 남성교수는 이 곳에 수감자로 적시되는 피해를 입고 누명을 벗기까지 말도 못할 고통을 겪었다.

이름, 사진, 직업과 연락처까지 공개한 디지털교도소측의 행위는 국가가 금지한 사적 제재를 공연하게 행하며, 헌법을 파괴하고, 법치를 유린하는 악질적 범죄였다. 그런데 이 사이트가 문을 열자 언론이 보인 반응은 뜻밖이었다. 미디어오늘은 온라인 사설감옥을 만들어 무고한 사람까지 죄수로 단정한 범죄집단 디지털교도소의 개설을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심지어 운영자의 말을 빌어 사이트 개설의 목적과 정당성까지 홍보해줬다.

교도소 이용방법까지 상세하게 안내한다.

베일에 싸인 운영자를 마치 독립운동하는 게릴라처럼 묘사하며 정의로운 행동으로 포장해주는 역할을 했다.

오마이뉴스, MBC 등의 매체와 심지어 국가기관인 방통위마저 공익성을 내세워 이들의 불법행위를 옹호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성범죄를 응징하는 정의의 사도로 묘사한 디지털교도소장은 잡고 보니 N번방 운영자였다.

미디어오늘은 디지털교도소 홍보 기사를 두고두고 부끄러워 해야 한다.

이념의 광기에 언론이 편승하면 이런 흑역사를 남기는 법이다. 이 밖에도 무수한 사례들이 있지만 마지막으로 안양시 은행나무 여혐 사태를 추가하면서 마무리한다. 안양시의 여성단체들이 은행나무에 암컷표식을 한 안양시의 행정이 여성혐오라며 철거를 요구했다.

가로수의 악취에 대처하고자 취한 행위에 난데없이 여성혐오를 소환한 것이다.

악취가 나는 암나무에 성별표시를 하는 행위는 여성혐오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여성이 아닌 것에서 여성혐오를 도출하고, 자신들의 이념에 근거한 주장을 모든 시민을 위한 행정에 관철하려는 전체주의적인 태도에 안양시는 굴복했다.

안양시는 이들의 요구대로 가로수의 표식을 철거했다. GS25 논란에서 경찰의 섣부른 사과와 대처를 비판하는 페미 진영의 기자들은 은행나무에서 여성혐오를 읽어내 철거를 요구하는 비상식적 주장에 굴복한 지자체를 비판한 일이 없다.

일부 목소리 높은 집단의 요구에 굴복해 행정력과 세금을 낭비하는 이런 행위에 대해 그때는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다가 남혐 논란에 와서야 문제의식이 생겼는가?  

이 기사 보도체크 해보니

이번 노지민 기자의 비평기사는 비평이라고 볼 수 있는 지점이 빈약하다.

어떤 현상을 광기라 규정하려면 적어도 기사의 비율이 광기라 불릴만큼 많거나, 선동적 혹은 일방적인 극단성을 담고 있거나, 상식과 규범에 현저히 반하거나 하는 사실관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자는 GS25 논란이 보도의 양에서 다른 비슷한 사안보다 압도적이었는지 데이터조차 제시하지 않았다. 논란을 중계해 갈등을 키웠다고 하는데 중계형식의 보도는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이번 사안을 광기라 표현할만한 근거 또한 제시되지 않았다. 문제제기자들은 해당 디자이너의 신상털이나 인신공격보다 GS25측에 합리적인 대응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개인이 특정되지 않았으므로 이전의 사건들보다 직접적으로 사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은 점에서 오히려 나은 상황이다.

존재하지 않는 가해자 찾기라는 비난은 적절치 않다. 이 현상의 어떤 지점에서 기자는 광기를 읽어내고 있는가? 성별갈등은 언제나 언론이 소비하기 좋아하는 소재였다.

좀 더 나은 보도태도를 지향한다면 미디어오늘 자신이 성별갈등에 대해 진지하게 다루는 방법도 있다. 남혐 논란은 2015년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여혐 사냥에 대한 반격의 성격이 분명히 있다.

여성혐오 낙인과 배격 운동은 우리 사회 혐오의 총량을 늘렸고, 혐오 표현에 대한 자의적 기준들을 난무하게 하면서 혐오감수성 높은 사회를 만들었다.

남성들도 남성혐오 표현에 대해 민감해졌고, 페미 진영이 벌인 여혐배격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구글에서 여성혐오 뉴스를 검색하면 약 683,000건이 뜬다.

남성혐오는 약 471,000건이다.

남성혐오가 20만 건이나 적다.

여성혐오가 메인인 뉴스에 단순 대립구로 적시된 사례들을 제외하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남성혐오 자체가 뉴스로 떠오른 건 여성혐오 논란이 반복되면서 피로도가 쌓인 최근에야 시작된 일이다. 지금 노지민 기자가 지적한 문제들은 지난 수년 동안 여성혐오 보도에서도 똑같이 문제였다.

다만 여혐보도에는 광기나 과열이라고 비판하는 기자가 없었고, 합리적이고 차분한 대처, 사인과 기업에 대한 피해 고려, 공론장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없었다는 게 다를 뿐이다. 한 여성이 올린 거짓글을 검증 없이 믿고 하룻밤 사이에 33만명이나 청원에 동의한 이수역 폭행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 언론들이 여혐범죄의 공포를 조장하지 않고 사실관계 입증과 차분한 대응에 주력했다면 젊은남녀가 전과자가 되는 일까지는 없었을 것이다. 노지민 기자의 비평기사를 읽고 난 후 두 가지 질문이 생긴다. 이러한 수준의 기사가 이런 제목을 달고 발행되기까지 매체비평지의 데스킹 기능은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가? 대체 비평이란 무엇인가?  
관련기사: 페미기사 보도체크1: 남성혐오는 성립할 수 없다는 [허프포스트] http://leesunok.com/archives/2624
저작권자 ⓒ 이선옥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